MARINE – 해양 IN

지구상에서 가장 혁신적인 생물은?

우리는 혁신이란 말을 정말 많이 쓴다.
혁신(革新)이란 가죽 ‘혁’. 새로울 ‘신’자를 쓰는데 직역을 하자면 가족을 새롭게 하자는 뜻이다.

해양 IN

글. 정해진 교수

우리는 혁신이란 말을 정말 많이 쓴다.
혁신(革新)이란 가죽 ‘혁’. 새로울 ‘신’자를 쓰는데 직역을 하자면 가족을 새롭게 하자는 뜻이다. 수십 억 년 전부터 바다에 살아온 해양생물들을 연구해 온 필자는 ‘지구상에서 가장 혁신적인 생물은 무엇일까?’라고 생각해 보았다.

동물플랑크톤 중에 코페포다(Copepoda)라는 그룹이 있다. 바다에서 가장 우점하는 동물플랑크톤 그룹 중 하나인데 물벼룩과 비슷한 녀석들이다. 육상에 사는 곤충과 같은 절지동물 문에 속한다.
원래 ‘코페(cope)’란 ‘노’라는 뜻이고, ‘포다(poda)’는 ‘다리’라는 뜻이므로 ‘노와 같이 넓적한 다리를 가지고 있어 붙인 이름이다. 다섯 쌍의 다리를 가지고 있는데 헤엄칠 때 노를 젓는 듯한 모습을 보여 그러한 이름이 붙여졌다.
코페포다는 알에서 깨어난 후 11번이나 탈피를 한다(그림). 즉 11번 혁신을 하는 것인데, 마지막 혁신을 하고 나면 성체가 된다. 이들은 혁신할 때마다 부속지가 하나씩 나오고 몸집이 커지면서 어른이 되는 것이다.

그림. 코페보다는알에서 깨어나 11번 탈피한 후 성체가 된다

인간사에서 혁신을 한다고 하면 기존에 있는 것을 모두 없애고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혁신의 혁신의 혁신을 주장하다가 도돌이표처럼 되어 낡은 것으로 되돌아가게 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혁신에는 최상의 것을 만든다는 최종 목표가 있어야 한다. 코페포다의 혁신에는 뚜렷한 방향성이 있으며 최상의 것이 되게 하는 최종 목표가 있다. 코페포다는 오늘도 열심히 탈피하면서 최상의 성체가 되도록 노력한다. 이들의 혁신 방법을 우리도 배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해진

現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지구환경과학부 해양생물학전공 교수
現 (사)한국해양한림원 회장
前 제17대 서울대학교 해양연구소 소장
前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이사
前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지구환경과학부 부학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