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INE – 기후 IN
바다가 보내는 신호에 응답해 주세요
그린피스 오션 캠페이너 김연하
언제부터인가 바다는 구해달라는 신호를 여러 형태의 모습으로 보내고 있다.
수온의 상승, 산호초의 죽음, 해양생물의 멸종, 그리고 인류를 위협하는 거대한 해일과 해수면 상승 등으로 말이다.
기후 IN
글/사진. 편집부
Q1.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크린피스의 오션 캠페이너 김연하라고 합니다. 제가 소속된 단체인 그린피스는 1971년에 설립된 국제 환경 단체로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전 세계에 있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2. 2020년 7월부터 현재까지 그린피스에서 오션 캠페이너로 활동하시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오션 캠페이너로서 무슨 일을 해 왔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2022년에는 서울 용산에서 ‘남극 생태계 사진전’을 개최해 기후 위기로 인해 빙하가 녹아가고 있는 심각한 상황을 시민분들께 알렸고요, 4만 명가량의 시민분들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서울숲 공원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바다 생물들을 드론 퍼포먼스로 형상화했는데, 그때 사용된 드론 개수만 300대가 넘었습니다. 이 드론 퍼포먼스는 바다를 보호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한 것이었습니다. 이 드론 퍼포먼스를 본 시민분들이 해양보호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셨습니다.
사실 저희의 최종 목표는 2030년까지 공해 바다의 30% 이상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30×30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그간 진행한 캠페인 결과 2022년 8월 5차 정부 간 비상회의가 개최되었고, 2025년 3월 ‘글로벌 해양조약(해양법에 관한 국제연합 협약에 따른 국가관할권 이원지역의 해양생물다양성 보전 및 지속 가능한 이용에 대한 협정 비준동의안, BBNJ)’을 공식 비준했답니다. 이는 한국이 동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비준에 참여한 국가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Q3. 오션 캠페이너로 활동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그린피스에 합류하기 전에 저는 아쿠아리움 마케팅 팀에서 근무를 했었습니다. 바다에서 그물에 걸려 구조 요청이 들어온 해양생물들을 구조하는 일에도 참여했고요. 그러던 어느날 그물에 걸린 상괭이를 구조해 와서 치료를 하는데, 가까이 다가가서 “안녕!”하고 인사를 건네니까 상괭이가 대답하듯 고개를 끄덕이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아, 내가 바다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구나.’ 지금까지는 바다에 사는 해양생물들의 삶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생명성의 깊이를 느끼게 됐던거죠. 그러면서 지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계기가 되어 2020년 그린피스에 합류하게 되어 오션 캠페이너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Q4. 힘든 일도 많으셨을 것 같은데요. 가장 어려웠지만 가장 보람찼던 일이 있다면?
지난 3월 국회 본회의에서 글로벌 해양조약 비준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을 때입니다. 저희는 그동안 외교부와 해양수산부를 대상으로 조약 비준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이어왔고, 마침내 두 부처의 비준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국회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비로소 국회 본회의에서 비준안이 통과됐고 BBNJ의 21번째 비준국, 그리고 동아시아 최초의 비준국이 되었습니다.
한국 정부의 글로벌 해양 조약 비준을 촉구하기 위해 해양 다큐멘터리 ‘씨그널(SEAGNAL)’ 국회 시사회를 개최하기도 하였습니다. 그간의 캠페인도 비준 촉구를 위한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행한 것이었고요.
전 세계 바다의 61%를 차지하는 공해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천연 탄소흡수원이자 수많은 해양생물들의 서식지입니다. 하지만, 법적 보호 장치가 없기 때문에 무분별한 파괴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현재 보호 구역으로 지정된 공해는 2% 미만에 불과합니다. 바다는 보호를 하기만 해도 스스로 회복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자정의 힘을 가진 거죠. 예전에 저희 환경 감시선이 세계에서 가장 큰 해양보호구역인 갈라파고스 탐사를 간 적이 있었는데, 상당히 다양한 생물종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을 연구하다 보니 보호라는 조치만 취해도 스스로 회복하는 자정의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확대하기 위한 30×30 달성을 목표로 캠페인 활동을 하고 있는 거랍니다. 하지만, 갈 길이 멀어요. 한국의 글로벌 해양조약 비준은 우리에게 중요한 한 걸음이지만, 글로벌 해양조약이 발효되기 위해서는 최소 60개국의 비준이 필요하답니다.
Q5. 전 세계 바다가 직면한 위협과 해양보호구역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다큐멘터리 ‘SEAGNAL’도 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전 세계 7개 지역에서 위기에 처한 바다를 목격한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하던데요. 설명 부탁드립니다.
‘SEAGNAL’이라는 다큐멘터리는 무너지고 있는 바다의 현실과 그것을 마주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바다를 어떻게 살릴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다큐멘터리 영상입니다. 기후 위기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해서 사라지는 인도네시아 마을을 비롯해서, 폐어구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제주 해녀의 이야기, 그리고 멕시코, 스페인, 호주 등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해양생물, 소음으로 인해 고통 받는 고래의 이야기, 해수 온도 상승으로 인한 산호초의 대규모 백화 현상을 담았습니다.
촬영을 하면서 각 나라에서 바다를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인물들을 만났습니다. 어떤 이는 해녀였고, 어떤 이는 과학자, 또 어떤 이는 해양 활동가였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피해를 목격한 증인이 아니라, 바다의 경고를 감지하고 그 신호를 전하려는 행동가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해양 위기는 전 지구적인 것이며, 해결 역시 연결의 힘을 통해 공동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참고로 이번에 한국에서 개최하는 ‘제10차 아워 오션 컨퍼런스(Our Ocean Conference, OOC)’* SEAGNAL을 상영(4월 28일)할 예정입니다. 많이들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OOC: 해양오염, 기후변화, 해양안보 등을 논의하는 고위급 국제회의
Q6. 다큐멘터리 촬영 중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셨을 것 같은데요. 보고 느끼고 깨달은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시겠어요?
촬영을 하면서 가장 깊게 와닿았던 감정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장에서 마주한 바다는 여전히 놀라운 생명력을 품고 있었지만, 욕심과 무관심으로 인해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위기의 시대에도 바다를 지키기 위해 나서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서 큰 희망을 느꼈습니다. 바다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거죠.
바다는 인간의 ‘소유’가 아니라 ‘공유’해야 할 삶의 터전입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해양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행동, 즉 해양보호구역 확대와 같은 정책적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더는 되돌릴 수 없는 시점에 이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7. 향후 계획과 최종 목표가 있다면?
저희의 최종 목표는 30×30이라는 이니셔티브를 달성하여 글로벌 해양조약이라는 국제적인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우선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되는 ‘제10차 아워 오션 컨퍼런스’가 해양보호구역 확대를 포함한 다양한 해양 의제를 다루기에 저희의 목표를 국제사회 어젠다 중심에 올려놓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 생각하고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다른 국가들의 조속한 비준을 촉구할 수 있도록 다큐멘터리 상용을 통한 캠페인도 개최할 계획입니다.
Q8. 마지막으로 웹진 ‘MAP’ 구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독자분들의 관심이 이 바다를 지킬 수 있는 소중한 희망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독자분들의 관심이 더 널리 퍼져나가 해양 보호로 이어질 수 있게끔 저희 그린피스도 앞으로 계속해서 해양 캠페인을 이어나가겠습니다. 여러분도 바다가 보내는 신호, ‘시그널’이 더 멀리 가 닿을 수 있도록 함께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