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INE
#2 – Insight Table
관심을 받지 못하면 사라질 수 있다.
‘물고기 마지막 유언’
‘물고기 마지막 유언’
푸른 바닷속을 유영하는 물고기들은 저마다의 특색이 있다. 눈이 특이한 물고기, 색깔이 아름다운 물고기, 못생겼지만 매력 있는 물고기 등 저마다 다른 특징으로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멸종위기에 처한 물고기가 많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한다. 이러한 사실이 안타까웠던 변정은 작가는 멸종위기종 물고기들을 보다 아름답게 그려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보고자 ‘물고기 마지막 유언’이라는 아트북을 출간하였다. 스토리 기획과 글은 친구인 조유나 작가가 했다고 한다. 친절한 설명으로 이해를 돕기 위해서 말이다. 그럼 지금부터 그들이 소개하는 멸종위기종 물고기들을 만나 유언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도록 하자.

Q1. 지난 2020년 멸종위기 해양생물 아트북인 ‘물고기 마지막 유언’이라는 책을 출간하셨는데요. 멸종위기 해양생물, 그중에서도 물고기를 주제로 삼으신 이유가 있을까요?
변정은 어렸을 때부터 바다와 물고기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마음에 안정감을 줘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바다와 물고기 등 해양생물에 대한 자료를 수시로 찾아보게 됐고, 환경 오염으로 인해 죽어가는 멸종위기 해양생물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됐습니다. 아름다운 물고기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슬펐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에 물고기 사진들을 그려서 올렸었는데, 국내외의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그렇게 수년간 자료를 조사 하면서 Red List에 등록된 물고기들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다가 책을 출간하고자 마음을 먹게 됐습니다. 문제는 ‘그림’만 있는 책으로 출간하기에는 멸종위기 해양생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어렵다는 거였는데요. 이 부분을 조유나 작가와 상의하니 본인이 글을 써주겠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함께 만들어낸 책이 바로 ‘물고기 마지막 유언’입니다.
조유나 스토리만 가미돼도 작가의 의도가 충분히 전달될 수 있고, 긴장감의 하중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냥 보는 그림책이 아니라 감각으로 느꼈으면 했어요. 개체 수가 감소해 가고 있는 현 상황을 위기로 느끼고 보전을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했으면 했거든요.

Q2. 우리나라 바다에 사는 해양생물은 9,500여 종이며, 생존의 위협을 받는 보호대상 해양생물은 70여 종이라고 합니다. ‘물고기 마지막 유언’ 책 속에는 50종의 멸종위기 해양생물이 그려져 있는데요. 선별 기준은 무엇이었나요?
변정은 우선 시선을 끌어야 호기심을 느끼고 관심을 가질 거라 생각했습니다. 환경 문제 쪽으로만 접근하면 너무 무겁고 진지해질 것 같았어요. 사람들은 그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잖아요. 그래서 보호대상 해양생물인 동시에 그림으로 표현했을 때 예쁘고 아름답게 보일 수 있는 생물들을 선별했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멸종위기 단계가 더 높은 생물을 선택해서 그렸고요. 책을 보시면 아시겠지만(사실 제 눈에는 다 예쁘게 보이지만), 모든 물고기가 다 예쁘게 생기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표현 기법을 고민하면서 최대한 예뻐 보이게 그렸답니다. 물론, 자료 조사를 기반으로 형태적인 특성과 색상은 사실적으로 담았습니다.
조유나 동굴에 살다 보니 눈이 퇴화해 없는 물고기도 있었는데요. 변정은 작가는 그 물고기도 너무 예쁘다고 하는데, 아무리 그려도 예쁘게 그려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결국 책에는 수록하지 못했답니다.
Q3. 물고기의 생김새를 표현하기 위해 많은 자료를 찾아보셨을 것 같은데요. 어떠한 방법을 통해 그림을 완성해 나가셨나요?
변정은 해외의 사이트도 참고하고, 국내외의 다큐멘터리 등도 많이 찾아봤습니다. 실제 색상과 모양을 보고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다각도로 고민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자료가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스케치를 하고 간단한 채색 후 컴퓨터로 옮겨서 그림을 완성해 나갔습니다. 너무 선명하고 사실적인 느낌보다는 수채화 느낌을 살려 부드럽게 느껴지게 하고 싶어서 그리고 또 그렸답니다. 마음에 드는 작품이 나올 때까지 말이죠.

Q4. 제작 과정 중 어려웠던 점이나 기억에 남는 일은 없었나요?
변정은 어떻게 하면 더 생명력이 느껴질 수 있게 그릴 수 있을까 고민을 거듭하면서 그렸기 때문에 모든 제작 과정이 어려웠습니다. 더군다나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여러 영상을 찾아보던 중 백화 현상으로 죽어가는 산호초들과 바다를 떠다니는 어마어마한 해양쓰레기를 보게 되니 책임감이 더 막중해졌어요. 걱정도 됐고요. 이 책이 ‘해양생물들의 멸종을 막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돼야 할텐데.’라고 말이죠.
조유나 책에도 쓴 이야기지만 해양생물의 개체 수가 줄어드는 거나 사라지는 것에 무관심하면, 결국 생태계가 파괴되고 우리가 사는 세계도 무너져 내릴 것입니다. 그래서 ‘해양생물과 우리는 같은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인식시키기 위해 제작 과정에 동참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게 된다면, 멸종위기에 다다른 해양생물의 마지막을 조금이라도 연장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요.
Q5. ‘물고기 마지막 유언’ 출간 이후 준비하고 계시는 작품이나 책이 있을까요?
변정은 수년 전에는 일본 측 연락을 받고, ‘물고기 마지막 유언’ 책과 가렌더 등을 일본 도서전에 위탁 도서로 전시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볼로냐 도서전에 위탁 도서로 지원했는데, 선정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물고기 마지막 유언’ 출간 이후에는 심해 물고기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색깔이 거의 없는 물고기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더라고요. 아직 미지의 영역이라 어떤 생물들이 더 있을지는 찾아봐야 알겠지만, 향후 새로운 책을 출간하게 된다면, 심해어를 주제로 삼을 것 같아요.
Q6. 마지막으로 웹진 ‘MAP’ 구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변정은 현재에도 여전히 사라지고 있을 해양생물들을 생각하면, 머지않은 날 더는 보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커집니다. 변화는 아주 작은 관심에서 시작돼 성장해 나가니 부디 해양생물들이 하루라도 더 살 수 있도록 관심을 키워주시길 바랍니다.
조유나 ‘물고기 마지막 유언’은 넓고 맑은 바다를 유영하는 물고기들을 더 오래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아트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림 한 점 한 점, 글자 하나 하나 염원을 담아 기록했습니다. 물고기의 마지막 유언을 듣지 않게 해달라는 염원이요. 보전과 보호를 위한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