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INE
#2 – Theme②

기후변화,
탈화석연료의 새로운 문명을 요구

. 김찬우 교수 (국립 경상대 초빙교수, 전 기후변화대사)

저명한 스웨덴의 환경학자 요한 록스트롬은 인류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기후, 오존층, 담수, 해양, 토지, 그리고 질소-인 순환 등으로 구성된 지구의 생명유지 시스템이 보호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2023년 현재 대부분 영역이 안전한 상태를 벗어났으며, 그 가운데서도 기후변화는 최우선으로 대응해야 할 문제로 지적된다.

그동안 국제사회는 기후변화협약과 후속 조약인 교토의정서 파리협정을 체결하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노력을 해왔다. 이중 2015년에 채택된 파리협정은 이전 조약들과는 달리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온도상승을 2℃ 또는 1.5℃ 이하로 억제해야 한다는 온도 목표를 제시해 진일보했다. 그리고 이제는 이 목표가 1.5℃로 수렴된 상황이다.

이러한 목표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의 기후변화는 날로 가속화되고 있다. 11월 세계기상기구(WMO) 발표에 따르면 2023년 지구 평균온도 상승은 1.4℃에 도달했으며 2030년대에는 거의 매년 1.5℃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금세기 말까지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1.5℃로 안정화하는 목표는 달성이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에 대한 명시적인 언급 주목

기후변화를 발생시키는 온실가스로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불화가스(F-gas) 등이 있다. 이중 온실가스의 3/4 정도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는 우리 현대문명의 기반이 되는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서 대부분 발생한다. 하지만 현재 화석연료에 대한 대안이 충분히 개발된 상황이 아니다.
이러한 딜레마 속에서 12월 두바이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화석연료로부터 탈피(transition away)하자”는 결정이 채택돼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결정은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phase-out)’를 희망하는 국제사회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나 화석연료를 기후변화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하고 여기에서 벗어나자는 중대한 선언이라 하겠다.
이제 현대 인류문명에서 화석연료의 퇴출이라는 실현불가능해 보이는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졌다. 기후변화로 인류의 생존이 돌이킬 수 없는 위기상황에 빠지기 전에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다행히 COP28에서는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현재의 에너지 체계를 변혁할 수 있는 저·무탄소 기술에 대한 제시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화석연료 사용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처리하는 탄소포집이용저장(CCUS) 기술의 활용이 주장됐다. CCUS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유용한 자원으로 이용하거나 육지 또는 해양에 저장하는 기술이다. 국제사회가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긴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 전환기에 CCUS의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 하겠다.
또한 무탄소 에너지원인 재생에너지 원자력 수소의 활용이 강조됐다. 현재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상업적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며 미래의 탄소중립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럼에도 재생에너지만으로는 미래의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기가 어려우므로 원자력 수소와 같은 에너지의 보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두바이 회의에서 원자력에 대한 명시적인 언급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동안 환경회의에서 원자력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원자력을 배제하고는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원자력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수단으로 인정을 받았으며, 이 회의에서 20여 국가는 전세계 원전 발전 용량을 2050년까지 3배로 증대하기로 합의했다.

화석연료에 의존 않는 기술개발에 총력을

화석연료로부터 탈피하는 수단은 제시됐다. 에너지 전환을 조속히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이 중요한 수단의 연구개발과 상용화에 막대한 재원이 투입돼야 한다. 국제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에 동원할 수 있는 재원은 부족하지 않다. 문제는 배출권거래제 탄소세 등의 탄소가격제를 통해 재원이 기후변화 대응의 방향으로 잘 흐르도록 하는 것이다.
기후변화를 환경문제의 하나 정도로 인식해서는 안된다.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우리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기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생존 자체를 위협받을 것이다. 국제사회는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문명을 위해 기술개발과 혁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제는 단결해 행동하고 시대전환적인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출처: 내일신문

김찬우 교수

프로필(Profile)

국립 경상대 초빙교수
전 기후변화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