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INE
#2 – Insight Table
멸종위기 해양생물을 지키며
보전과 번식을 돕다
보전과 번식을 돕다
영종환경연합 홍소산 대표는 2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영종도에 서식하는 해양생물의 보전을 위해 애를 써왔다. 처음에는 예뻐서, 다음에는 안타까워서, 이후에는 생태계 보전을 위해서 고군분투해 왔다. 그것도 민간인의 신분으로 말이다. 그의 손길로 인해 칠게는 불법 포획에서 벗어나 다시 갯벌을 자유롭게 누비게 되었고, 검은머리물떼새는 개발 현장 속에서 자신의 알을 지킬 수 있었으며, 저어새는 새로이 마련된 서식지에서 수백 마리의 새끼를 부화하게 되었다. 홍소산 대표를 만나 환경운동과 관련된 그간의 여정을 들어보도록 하자.

Q1.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영종환경연합 대표 홍소산이라고 합니다. 영종환경연합은 영종도 지역의 쓰레기와 폐기물들을 처리하거나,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는 방법들을 홍보하기도 하고, 멸종위기 해양생물들의 보전을 위해서 앞장서고 있습니다. 2005년부터 활동했으니 벌써 20년이 됐네요.
Q2. 영종도에 있는 해양보호생물들을 보전하기 위해 활동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시작하게 된 동기는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무심코 받은 지인의 권유 때문이었거든요. 서울살이를 접고 영종도에 뿌리내리고 산지 25년 정도 됐는데, 사실 이사 왔을 당시만 해도 쓰레기와 폐기물들이 주변에 많이 방치돼 있었어요. 또, 환경 오염에 대한 자각 없이 쓰레기들을 태우는 모습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고요. 처음엔 그저 깨끗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만 했었는데, 어느날 갯벌을 거니는데 저어새 새끼가 어미새를 따라다니면서 밥 달라고 끼르륵 끼르륵 거리는 걸 보고 참 예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해변 가에 마구 널브러져 있는 쓰레기들이 새끼의 모습과 겹쳐 보이더군요. 그 순간 저들을 지켜야겠다고 결정을 내리게 된 거랍니다.

Q3. 환경운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 및 해양보호생물은 무엇인가요?
영종도 바다에 가 보면 엄지손가락만 한 칠게가 있어요. 그런데 어느날 갯벌을 두르고 있는 길고 거대한 파이프가 보이는 거예요. ‘저게 뭘까?’하고 수소문해 보니 칠게를 잡는 불법 어구였던 거죠. 동네 곳곳을 돌아보니 소방비행기가 사용하는 물포대 같은 곳에 칠게가 한가득 잡혀서 바글바글 거리더라고요. 1톤 정도 담을 수 있는 포대 안에 말이죠. 그걸 보는 순간 다 풀어줘야 한다고 난리를 쳤죠. 그러면서 주민들과 마찰도 크게 일어났고요. 사실 그네들도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내가 무슨 자격으로 이를 막는가?라는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환경을 생각하면 절대 용납이 되지 않더군요. 이후 칠게잡이 불법 어구를 모두 제거하는 데 10년이 걸렸어요. 그리고 10년이라는 시간을 버티면서 환경을 원래대로 돌려놓자 새들이 돌아왔고, 낙지도 서식하기 시작했어요. 이를 보니 주민들이 놀라더라고요. 칠게의 생장을 보전했을 뿐인데, 새가 돌아오고 낙지가 돌아오는 생태계의 선순환적인 변화를 직접 목도했으니 말이죠. 어떤 분은 영종도에도 낙지가 나온다고 현수막까지 걸더라고요. 하하.
또, 검은머리물떼새 보호도 하고 있는데, 지금 영종도 주변을 보면 개발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를 보고 검은머리물떼새가 도로 위에 알을 낳더라고요. 시야가 훤하니까 천적이 오는 걸 볼 수 있어서 그런 듯해요. 그런데 공사 차량들은 이 알들이 잘 안 보이니 밟고 지나가서 많이 깨지곤 해요. 그렇다고 제가 알을 옮기면 검은머리물떼새가 알을 포기하고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건설 업체와 기사분들한테 이 상황을 알리면서 양해를 구하기도 하고, 알 주변에 큰 돌들로 둘레를 싸서 보호하기도 했답니다.
Q4. 천연기념물 제205호이자 멸종위기종인 저어새 부화에도 앞장섰다고 들었습니다. 그 과정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어요?
바다에서 밀려 들어온 갖가지 해양쓰레기들을 수거하던 어느날 주민 한 분이 이런 말을 하시더군요. “영종도에 저어새라는 천연기념물이 있는 걸 아느냐? 영종도에 저 귀한 새가 살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한 일인데, 아무도 보호에 관심을 쏟지 않는다. 점점 멸종되고 있어서 세계적으로도 개체 수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데, 우리라도 지켜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분의 말을 듣고 저어새에 대해서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추운 겨울에는 중국 남동부 해안이나 홍콩, 대만 등지에 갔다가 여름이면 영종도의 수화암이라는 천연 서식지에 와서 3월에서 11월까지 번식을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알이나 부화한 저어새 새끼를 수리부엉이나 곰쥐가 공격하지 못하도록 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수시로 들여다 봤었어요. 그러다가 공격할 기미가 보이면, 한밤중에도 달려나갔어요. 아내가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고 할 정도였죠. 제가 생각해도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불빛 한 점 없는 갯벌을 손전등 하나만 들고 뛰어다녔으니까 말이죠.
그러던 어느날 어떤 국가 단체에서 저어새 서식지 부근에서 헬기를 타고 낙하 훈련을 했었는데, 그때 저어새들이 전멸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그 단체하고 상의를 해서 향후 훈련이나 위급 상황 시 노선을 변경하겠다고 확답을 받기도 했고요. 수산청이랑 생태원 박사님들도 전멸한 거 보고 그냥 포기하라고 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도전해 보자고 했죠. 그런데 웬일? 이듬해 60마리 넘게 새끼가 태어난 거예요. 이를 보고 생태원이랑 수산청에서 엄청 놀라면서 좋아하더라고요. 그 결과 저어새를 위한 인공섬도 만들어 줬고요.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작년에는 120여 마리가 포란에 성공했고, 올해는 160여 마리가 탄생했답니다.
Q5. 저어새를 지키기 위한 활동 과정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저어새 이수 전에 세 마리 정도를 선별해서 다리에 GPS 추적기를 달은 적이 있어요. 2021년경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기도 하거니와 세계 멸종위기종이기 때문에 정보를 서로 공유하기도 했거든요. 어떤 새는 충청도, 전라도, 제주도까지 날아가기도 했고, 어떤 새는 대만, 베트남까지 날아가기도 했어요. 그런데 일본으로 건너갔던 한 마리가 우리나라로 되돌아올 무렵 교신이 끊기고 말았어요. 거의 다 도착했는데 안타깝게도 힘이 다해서 추락한 것 같더라고요. 그게 제일 기억에 남아요.
Q6. 처음 환경운동을 시작할 당시와 현재를 비교해 본다면?
예전에 비해서 환경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일회용품 사용도 줄이려고 노력하는 게 보이고요. 온라인 카페에 올라오는 글들을 봐도 자연과 바다를 지켜야 된다는 글도 많이 올라옵니다. 하지만, 개발을 하려는 건설업자들과의 마찰은 여전해요. 법정까지 간 적도 많고요. 그래도 주변에서 힘을 실어주고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버틸 수 있는 것 같아요.
해양생물같은 경우는 저어새는 인공섬이라는 안전한 서식지가 마련돼서 그런지 개체수가 많이 늘었어요. 반면에 다른 해양생물들은 눈에 띄게 줄었어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해양 쓰레기의 원인도 큰 듯 해요. 멸종위기 해양생물인 흰발농게 같은 경우도 인천시와 함께 조사를 한 결과 영종도 선유도가 최대의 서식지라는 걸 밝혀냈었는데, 개체수가 나날이 줄고 있어서 걱정이에요.
Q7.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올해는 흰이빨참갯지렁이하고 흰발농게를 좀 더 중점적으로 관찰할 생각이예요. 굴속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살펴보려고 카메라도 구입했어요. 하하. 사실 아내가 20년째 한결같이 매년 이런 질문을 해요. “도대체 언제까지 이 일을 할 거냐”라고요. 그럴 때마다 저는 “1년만 더 하고 진짜 그만할게”라고 답하곤 했었는데, 올해도 그만하기는 그른 것 같아요. 제 본업인 골프 강사 일보다 이 일이 더 마음이 가는 걸, 어쩌겠나요. 아. 영종도의 칠면초도 군락도 다시 넓혀볼 계획이에요. 군락이 넓게 형성돼 있을 때는 참 아름다웠는데, 많이 줄어서 다시 살려보려고 해요. 언젠가 때가 되면 바다를 붉게 물들인 칠면초 군락지 보러 놀러오세요
Q8. 마지막으로 웹진 ‘MAP’ 구독자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양보보다는 엄격함이 우선된다고 생각해요. 아닌 것을 바로잡지 못하고 배려해주면, 결국 환경이 타격을 입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밀리지 않으려고 해요. 환경을 가해하는 이들에게 밀리지 않아야만, 환경의 보호자가 되어줄 수 있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적정선의 타협안도 필요하다고 봐요. 경제적인 발전과 수익도 중요하지만, 공생할 수 있는 지구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거죠.
지금 이 환경은 후손들을 위해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존하고 있는 생물들과 우리들의 삶도 중요합니다. 즉, 현재의 환경을 누리고 가꾸면 후손들의 삶 역시 자연스레 윤택해진다는 겁니다. 나를 아끼기 위해 환경을 생각해 주세요. 우리의 삶을 영위해 나가기 위해 환경을 보전해 주세요. 미래 지구를 맞이할 수 있도록 인류와 해양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해 주세요. 지금 여러분의 삶은 자연과의 상생 속에서 유지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