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국립해양생물자원관 2026 마비기너 서포터즈 손지영입니다!

여러분 매일 사용하는 화장품과 건강을 지키는 의약품, 그리고 식품의 원료가 바다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바다에는 해조류와 미세조류, 연체동물, 해양미생물 등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높은 염분과 강한 자외선, 수압, 저온 등 육상과 다른 환경에 적응하면서 독특한 생리활성물질을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물질은 피부 보호, 항산화, 항균, 통증 억제 등 다양한 기능을 지녀 화장품부터 식품 산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이러한 우리나라의 해양생물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물 속 유용한 성분을 발굴해 산업 소재로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연구 성과와 실제 상용화된 해외 사례를 통해 해양생물의 새로운 가치를 살펴보겠습니다!

화장품 속 해양생물

해당화·갯메꽃·지충이에서 찾은 피부 보호 성분

화장품 산업에서는 합성 원료를 보완할 수 있는 천연 기능성 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해양생물 유래 추출물의 피부 기능성 평가 및 ICID 등재를 정리한 인포그래픽. 해당화·갯메꽃·지충이 추출물의 효소 활성 억제 효과와 등재 의미를 도표로 설명

사진 출처: 해양생명자원통합정보시스템(MBRIS) - 해당화 Rosa rugosa Thunb., 1784 / 갯메꽃: Calystegia soldanella (L.) Roem. & Schult. / 지충이: Sargassum thunbergii (Mertens ex Roth) Kuntze

해당화는 우리나라 전 연안 바닷가 모든 산기슭에서 자라며, 갯메꽃은 우리나라 중부지방 이남의 바닷가 모래 언덕 부근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갈조류인 지충이는 길이 50~100cm로 자라며 우리나라 전 연안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소재개발연구실은 각각의 바닷가 주변에 자라는 염생식물인 해당화와 갯메꽃, 갈조류인 지충이의 추출물을 대상으로 피부 관련 효능을 분석했습니다.

해당화(Rosa rugosa) 추출물의 국제화장품원료집(ICID) 등재를 확인한 Personal Care Products Council 공식 서한

사진 출처: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보도자료 - 해당화 등재 확인서

해당화 추출물이 피부 탄력 저하와 관계된 콜라겐분해효소(collagenase) 및 엘라스틴분해효소(elastase) 활성을 억제하는지 평가한 결과 주름 개선 소재로 활용할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갯메꽃 추출물에서는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산화질소와 프로스타글란딘 E2 생성 억제 효과를 분석해 항염증 소재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지충이 추출물은 멜라닌 생성에 관여하는 타이로신에이즈(tyrosinase)의 활성을 억제해 피부 미백 소재 후보로 평가되었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세 추출물은 2023년 12월 국제화장품원료집(ICID)에 등재되었습니다.

국제화장품원료집 등재가 곧 완제품의 미백이나 주름 개선 효능이 곧바로 인정된다는 뜻은 아니지만, 원료의 국제적인 명칭과 활용기반을 확보해 화장품 산업에서 연구·개발할 수 있는 출발점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의약품 속 해양생물

청자고둥의 독에서 시작된 진통제, 지코노타이드

해양생물이 의약품으로 발전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진통제인 지코노타이드(Ziconotide)가 있습니다.

산호초 위를 기어가는 청자고둥(Conus magus)의 실제 모습. 원뿔형 껍데기에 갈색 무늬가 있다

사진 출처: inaturelist - 청자고둥(Conus magus)

간혹 지코노타이드가 군소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지기도 하지만, 정확히는 바다달팽이류인 청자고둥 Conus magus의 독성 펩타이드를 바탕으로 개발된 의약품입니다.

흰색 분말 형태의 지코노타이드(Ziconotide) 원료 제품 사진

사진 출처: 그린스톤(GREEN STONE) 홈페이지 – 지코노타이드(Ziconotide)

청자고둥은 움직임이 느리기 때문에 물고기와 같은 빠른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 강한 독을 사용합니다.

이 독에는 신경세포의 이온통로나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여러 종류의 코노톡신 펩타이드가 포함돼 있습니다.

청자고둥의 독에서 탄생한 진통제 지코노타이드(PRIALT)의 기원, 작용 원리, 작용 기전, 임상 사용, 의의를 정리한 인포그래픽

연구진은 이 가운데 오메가-코노톡신 MVIIA가 통증 전달에 중요한 N형 전압의존성 칼슘통로를 차단한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이를 인공적으로 합성해 만든 물질이 지코노타이드입니다.

지코노타이드는 척수의 통증 전달 신경에서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의 방출을 감소시켜 통증 신호가 전달되는 과정을 억제하는 작용을 합니다.

지코노타이드는 2004년 미국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아 현재 프리알트(Prialt®)라는 제품명으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부작용 때문에 다른 진통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중증 만성통증 환자에게 척수강 내로 투여합니다.

지코노타이드는 일반적인 먹는 진통제가 아니라, 의료진이 특수 장치를 통해 뇌척수액에 직접 주입하는 의약품입니다. 효과가 강한 만큼 신경정신계 부작용 가능성도 있어 환자 선정과 투여량 조절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사례는 해양생물의 독이 반드시 위험한 물질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작용 원리를 정확히 분석하고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면 사람의 통증을 줄이는 치료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식품 속 해양생물

미세조류에서 찾은 루테인과 불포화지방산

식품 분야에서 주목할 해양생물은 눈으로 보기 어려울 만큼 작은 미세조류입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서해 연안에서 미세조류인 그라시엘라 이멀소니(Graesiella emersonii) GEGS21 균주를 분리하고, 이 균주가 생산하는 유용 성분과 대량배양 가능성을 연구했습니다.

미세조류 그라시엘라 이멀소니(Graesiella emersonii)의 광학 현미경 및 전자 현미경 관찰 사진

사진 출처: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보도자료 - 미세조류 그라시엘라 이멀소니(Graesiella emersonii)

성분 분석 결과 이 균주는 천연 카로티노이드인 루테인과 네오잔틴을 비롯해 알파리놀렌산, 리놀레산, 올레산 등 오메가-3·6·9 계열의 불포화지방산을 생산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유용 성분이 많더라도 대량으로 생산하기 어렵거나 수확 비용이 지나치게 높으면 산업 원료로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연구진은 빛이 없는 조건에서도 유기탄소원을 이용해 미세조류를 고밀도로 배양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배양 조건에 따른 미세조류의 세포내 녹말 함량 변화와 침전 실험 결과를 보여주는 그래프 및 현미경 사진

사진 출처: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보도자료 - 미세조류 침전 실험 결과

또한 배양 과정에서 세포에 축적된 녹말 때문에 미세조류가 배양액 아래로 스스로 가라앉는 현상을 이용해 수확 공정을 단순화했습니다. 이 기술은 고밀도 생산뿐 아니라 수확 비용을 낮출 가능성이 있어 특허 출원으로 이어졌습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미세조류 그라시엘라 이멀소니(Graesiella emersonii) 연구 과정을 자원 확보부터 성분 분석, 배양·수확 기술 개발, 산업화 후속 연구까지 정리한 인포그래픽

그라시엘라 이멀소니 연구의 의미는 단순히 루테인과 지방산을 발견한 데 있지 않습니다.

국내 토착 미세조류 확보 → 유용 성분 분석 → 배양조건 최적화 → 수확기술 개발 → 특허 출원으로 연결되면서 실제 식품과 건강기능 소재 개발에 필요한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현재 연구 결과는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 소재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단계입니다. 실제 제품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독성평가와 안전성 검증, 생산공정 표준화, 식품 원료 인정 등의 과정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기업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개발하기 위해 이러한 후속 실증 연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해양생물 연구는 어떻게 산업으로 이어질까?

해양생물이 발견됐다고 해서 곧바로 화장품이나 식품, 의약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생물을 정확히 분류하고 보존한 뒤, 추출물이나 유전정보를 분석해 유용한 성분을 찾아야 합니다. 이후 세포실험과 효능평가, 독성시험, 대량생산 기술 개발, 특허와 인허가 등의 긴 과정을 거쳐야 실제 제품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이 과정에서 해양생물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기능성 소재를 발굴하며, 기업과 연구기관에 자원과 기술을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2026년에는 자원관이 운영하는 해양바이오뱅크의 해양미생물 관리체계가 공인생물자원은행 국제표준 인정을 받으면서 자원 관리의 품질과 신뢰성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우리 생활 가까이 다가온 해양바이오!

해당화와 갯메꽃, 지충이는 기능성 화장품 원료 후보가 됐고, 청자고둥의 독성 펩타이드는 중증 만성통증을 치료하는 의약품으로 발전했습니다. 서해에서 발견한 작은 미세조류는 루테인과 불포화지방산을 생산하는 미래 식품 소재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해양생물은 감상하거나 보호하는 대상에 머물지 않습니다. 우리 피부를 보호하고, 통증을 줄이며, 건강에 필요한 성분을 생산하는 미래 바이오산업의 중요한 자원이기도 합니다.

아직 우리 바다에는 밝혀지지 않은 생물과 유용한 물질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조사와 보존, 소재 개발 연구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 바다를 지키는 일은 단순히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을 넘어, 미래의 화장품과 식품, 의약품을 만드는 가능성을 지키는 일이기도 합니다.

본 포스팅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국민 홍보단 마비기너로서 소정의 활동비를 지급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국민홍보단 마비기너 손지영 명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