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거북 연구자 김일훈 박사와 함께한 체험교육

바다거북 알아보기 교육이 진행되는 강연장

푸른바다거북, 붉은바다거북, 매부리바다거북….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는 바다거북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등갑의 모양과 색깔부터 머리와 주둥이의 생김새까지 저마다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다거북의 어떤 부분을 보고 종류를 구별할 수 있을까?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 바다거북의 생태와 특징을 직접 살펴보는 '해양생물 톡톡톡-바다거북 알아보기' 교육이 진행됐다. 특히 이날 교육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 해양생물을 연구하고 있는 김일훈 박사가 직접 나서 바다거북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로 교육을 진행했다.

바다거북의 종류와 생태적 특징부터 우리 바다에서 만날 수 있는 바다거북, 이들을 위협하는 요인과 보전을 위한 노력까지. 실제 바다거북을 연구하는 과학자와 함께 신비로운 바다거북의 세계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봤다.

바다거북을 연구하는 연구자와 함께 자세히 들여다본 바다거북

바다거북 교육을 진행하는 김일훈 박사와 참가자들

교육에 참가자들은 먼저 바다거북이 어떤 생물인지 하나씩 알아갔다. 바다거북은 전 세계에 7종이 알려져 있으며 이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4종이 기록되어 있다. 한 번에 수천 km를 이동하기도 하는 고도회유성 동물로 열대와 아열대, 온대 해역에 걸쳐 살아간다.

바다에서 생활하는 바다거북의 몸에는 오랜 시간 해양환경에 적응해 온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육지거북이 짧은 발과 발톱, 둥글게 솟은 등갑을 가지고 있는 것과 달리 바다거북은 물속에서 헤엄치기 좋은 넓적한 노 모양의 다리와 납작한 등갑을 가지고 있다. 육지거북처럼 머리와 다리를 등갑 속으로 완전히 숨길 수도 없다.

평생 대부분의 시간을 바다에서 보내는 바다거북이 육지로 올라오는 특별한 순간도 있다. 바로 알을 낳을 때다. 바다거북은 모래사장에 올라와 산란하고 다시 바다로 돌아간다. 이렇게 바다와 육지를 오가는 바다거북의 독특한 생태를 연구자의 설명과 함께 알아보며 참가자들은 조금씩 바다거북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등갑과 얼굴을 보면 바다거북의 이름이 보인다

이번 교육의 재미는 바다거북의 특징을 눈으로 직접 비교해 볼 수 있다는 데 있었다. 비슷하게 생긴 것 같지만 등갑과 머리, 주둥이 등을 자세히 살펴보면 종류마다 뚜렷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바다거북 박제를 살펴보는 참가자들

푸른바다거북은 등갑의 추갑판이 5개, 늑갑판이 4쌍이고 앞이마판이 긴 한 쌍인 것이 특징이다. 붉은바다거북은 붉은빛을 띠는 하트 모양의 등갑과 비교적 큰 머리를 가지고 있으며 측갑판은 5쌍이다.

매부리바다거북은 이름처럼 매의 부리를 닮은 뾰족한 주둥이를 가지고 있고, 등갑을 이루는 갑판들이 서로 겹쳐 있다. 장수거북은 다른 바다거북과 달리 단단한 갑판 대신 가죽으로 덮인 등갑을 가지고 있으며 등면에는 융기선이 나타난다.

종류를 구분하는 특징뿐 아니라 먹이도 다르다. 푸른바다거북은 주로 해초류를 먹고, 붉은바다거북은 조개와 성게류 등을 먹는다. 장수거북은 해파리를 주로 먹는다. 참가자들은 바다거북을 하나하나 비교하며 생김새와 먹이, 살아가는 방식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도 자연스럽게 알아갔다.

우리가 바다거북을 연구하는 이유

바다거북의 신비로운 생태를 알아가는 시간은 자연스럽게 '왜 바다거북을 연구하고 보호해야 할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바다거북은 먼 거리를 이동하며 살아가는 만큼 생태를 파악하는 일이 쉽지 않다. 어디에서 먹이를 먹고 어디로 이동하는지, 어떤 바다를 거쳐 다시 산란지로 돌아오는지 등을 알아가는 연구는 바다거북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기초가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바다거북의 이동과 생태를 이해하고 개체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바다거북의 이동경로를 추적하고, 인공증식과 방류 등을 통해 개체를 보전하기 위한 노력도 이루어지고 있다.

여러 종의 바다거북 박제를 비교하는 참가자들

김일훈 박사의 설명은 교과서 속 지식을 실제 연구 현장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됐다. 참가자들은 바다거북의 생김새와 종류를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연구자들이 왜 바다거북을 관찰하고 이동경로를 추적하는지, 그 연구가 해양생물 보전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바다거북은 왜 보호가 필요할까?

바다거북이 살아가는 환경은 갈수록 녹록지 않다. 해변 개발로 알을 낳을 수 있는 산란지가 줄어들고, 해변의 밝은 조명은 알에서 깨어난 어린 바다거북이 바다로 향하는 것을 방해한다.

바다거북의 특징을 하나씩 짚어 설명하는 김일훈 박사

해양쓰레기도 심각한 위협이다. 특히 바다거북은 바다에 떠다니는 비닐봉투를 먹이인 해파리로 착각해 먹기도 한다. 버려진 그물이나 낚시 어구에 몸이 걸리기도 하고 남획 역시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바다거북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바다거북을 지키기 위해서는 연구와 정책뿐 아니라 우리의 작은 실천도 필요하다. 바다에 쓰레기나 풍선 등을 버리지 않고, 바다거북의 산란 시기에는 해변 주변의 불빛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세히 볼수록 보이는 바다거북의 세계

바다거북 박제를 가까이에서 관찰하는 참가자

이번 '해양생물 톡톡톡'은 바다거북의 생김새를 관찰하고 종류를 구별하는 것에서 시작해 생태와 문화, 과학기술, 연구와 해양생물 보전까지 폭넓게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바다거북을 직접 연구하는 과학자에게 듣는 생생한 설명은 참가자들에게 연구 현장을 한층 가까이 느끼게 했다. 우리가 바다에서 만나는 한 마리의 바다거북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향하는지 알아내는 연구가 결국 이들을 지키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사실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바다거북 박제를 소개하는 김일훈 박사

비슷해 보이던 바다거북의 등갑 하나, 주둥이 하나에도 각자가 살아가는 바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자세히 관찰할수록 달라 보이고, 알아갈수록 지켜야 할 이유가 많아지는 바다거북. 이번 교육이 참가자들에게 우리 바다의 생명을 더욱 가까이 들여다보고 해양생물 연구와 보전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특별한 시간이 되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