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INE – 생물 IN
전시를 넘어 보전으로,
훔볼트펭귄들의 아빠 김태호 아쿠아리스트
기후 변화와 해양 오염, 먹이망 붕괴는 더 이상 먼 바다의 이야기가 아니다. 해양생물의 서식지는 빠르게 줄어들고, 생태계의 균형은 위태로워지고 있다.
생물 IN
글. 편집부

Q1.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쿠아플라넷 광교에서 훔볼트펭귄을 담당하고 있는 아쿠아리스트 김태호입니다. 현재 21마리의 훔볼트펭귄을 관리하며 개체별 건강관리, 행동 관찰과 기록, 번식 관리,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맡고 있습니다.
Q2. 훔볼트펭귄은 어떤 종인가요? 또 어떻게 사육·관리하고 계신가요?
훔볼트펭귄은 남아메리카 페루와 칠레 연안에 서식하는 종으로, 비교적 따뜻한 기후에서 살아가는 펭귄입니다. 흔히 펭귄 하면 남극을 떠올리지만, 전체 18종 중 상당수는 온대·아열대 지역에 분포합니다. 사육 환경에서는 기온과 조도 시간을 계절에 맞춰 매월 조절합니다. 특히 환모(털갈이)와 번식기는 환경 신호에 민감하기 때문에 온도와 조도를 단계적으로 조정하며 개체별 체중, 섭이량, 행동 변화를 매일 기록합니다. 이러한 데이터를 토대로 환경 조건을 세밀하게 보완하고 있습니다.
Q3. 펭귄은 지능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육, 관리하면서 많은 교감도 나누실 것 같은데요. 펭귄과의 교감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펭귄은 사람을 구분할 만큼 인지 능력이 높습니다. 한 번은 건강 이상으로 치료를 받던 개체가 있었는데, 여러 사육사가 접근했을 때보다 제가 다가갔을 때 훨씬 안정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공격성이나 스트레스 반응이 현저히 낮았고, 덕분에 치료도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교감’은 단순한 애정 표현이 아니라, 오랜 시간 반복된 관리와 관찰을 통해 축적된 신뢰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Q4. 사육 과정에서 특히 주의하는 질병은 무엇인가요?
대표적으로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째는 말라리아입니다. 모기를 매개로 감염될 수 있어 전시 수조 주변에 포충기를 설치해 예방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호흡기 질환입니다. 펭귄은 조류 특성상 호흡기가 약해 전용 공조 시스템을 운영하며 공기 질을 철저히 관리합니다. 셋째는 발바닥 질환인 ‘범블풋(bumblefoot)’입니다. 오염이나 상처로 발생할 수 있어 바닥 매트를 설치하고 체중을 관리하며 정기적으로 발 상태를 점검합니다. 아픈 개체는 먹이 섭취량과 깃털 상태에서 신호가 드러납니다. 깃털이 매끈하지 않고 물에 젖은 듯 보이면 건강 이상을 의심합니다.
Q5. 훔볼트 펭귄 보전을 위한 종 번식에는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시나요?
훔볼트펭귄은 보통 7~8월경 환모를 합니다. 털갈이 시기에는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상승하고, 번식기에는 성호르몬 수치가 높아집니다. 저희는 일부 개체를 대상으로 매달 호르몬 검사를 진행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이 자료는 번식 관리와 환모 이상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현재까지 6마리를 성공 번식 했는데, 부화 전후 과정은 CCTV로 24시간 관찰합니다. 부화 후 약 60일간 부모가 육추를 하고, 이후 약 30일간 먹이 훈련을 거쳐 전시 수조로 합사합니다.
Q6. 전시 공간이 보전 거점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지속적인 관찰과 기록입니다. 행동, 건강, 번식, 환경 반응에 대한 장기 데이터가 축적되어야 전시 공간은 ‘보여주는 장소’를 넘어 연구 기반이 됩니다. 이렇게 쌓인 자료는 종 보전 전략 수립, 외부 연구 협력, 교육 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관찰–기록–연구–교육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아쿠아리움은 서식지 외 보전 기관으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Q7. 아쿠아리스트들의 관리를 받는 펭귄들과 달리 야생에서 서식하는 펭귄들은 어떠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을까요?
기후 변화로 인한 서식지 축소와 먹이망 붕괴가 가장 큰 위협으로 작용합니다. 여기에 해양 쓰레기, 선박 사고로 인한 기름 유출 등 인간 활동으로 인한 피해도 큽니다. 야생에서는 질병 자체보다 이러한 인위적 사고가 더 치명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Q8. 어린이와 청소년 교육에서 특히 강조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동물은 귀엽기 전에, 환경의 일부다”라는 말입니다. 펭귄을 단순한 관람 대상이 아니라, 바다 생태계의 구성원으로 이해해주길 바랍니다. 한 종을 이해하는 일은 곧 그 종이 살아가는 환경을 이해하는 일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Q9. 웹진 ‘MAP’ 구독자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전시 공간에서 만나는 해양동물들은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떤 환경을 필요로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해양동물을 지키는 첫걸음이 됩니다. 아쿠아리움은 책이나 다큐멘터리 속 장면을 현실로 만나는 공간입니다. 그곳에서 만나는 펭귄이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공존해야 할 이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