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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비브리오균 유래 어류 질병 잡는 ‘항균물질’ 발견

바다 속에는 물질대사와 생리 활성이 다양한 미생물과 생물들이 존재하며, 이들로부터 얻어지는 기능성 물질은 의약·환경·식품·수산 양식 기술 등 폭넓은 분야에서 응용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해양바이오 자원 연구는 지속가능한 산업 혁신과 건강한 생태계 관리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핵심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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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편집부

바다 속에는 물질대사와 생리 활성이 다양한 미생물과 생물들이 존재하며, 이들로부터 얻어지는 기능성 물질은 의약·환경·식품·수산 양식 기술 등 폭넓은 분야에서 응용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해양바이오 자원 연구는 지속가능한 산업 혁신과 건강한 생태계 관리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핵심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최근 해양 환경에서 분리한 신종 비브리오 VRS2(HNIBR-BC3459) 균주가 강력한 천연 항균 물질 ‘프로디지오신(prodigiosin)’을 생성한다는 사실을 밝혀내어 기술을 특허 출원했다. 해양에서 얻을 수 있는 미생물 유래 생물활성 물질이 실제 산업적·환경적 문제 해결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바다 미생물에서 찾은 친환경 항균 물질

호남권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우리 연안과 인근 해양 환경에서 분리한 신종 비브리오균 VRS2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이 균주는 프로디지오신(prodigiosin)이라는 천연 적색 색소를 안정적으로 생성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프로디지오신은 자연계 일부 미생물이 생산하는 생리활성 물질로서 항균·항염증·항암 작용 등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이 확보한 프로디지오신은 양식업에서 주로 문제를 일으키는 비브리오증 원인균(예: 비브리오 하베이, 비브리오 안귤라룸 등)에 대해 항균 활성을 나타냈다. 또한 황색포도상구균, 표피포도상구균 등 일부 인체 병원균에 대해서도 항균 효과가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해양 미생물 유래 물질이 친환경 생물제재로 활용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신종 비브리오 VRS2(HNIBR-BC3459) 균주가 생산하는 프로디지오신

VRS2는 연구진이 바닷물에서 새롭게 발견한 세균으로, 기존에 알려진 비브리오균들과 유전적으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비브리오균은 바닷물이나 해안에서 흔히 발견되는 해양 미생물이지만, 그중에는 어류 질병을 일으키는 종도 있고, 반대로 자연에서 중요한 물질을 만들어내는 유익한 종도 있다. VRS2는 바로 이런 유익한 기능을 가진 새로운 해양 세균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이 VRS2를 자세히 조사한 결과, 이 세균은 프로디지오신이라는 붉은색 항균 물질을 스스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프로디지오신은 세균끼리의 자연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지는 일종의 ‘자기 방어 물질’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바다 속 수많은 미생물이 함께 살아가며 먹이와 공간을 두고 경쟁할 때 VRS2는 경쟁자를 억제하기 위해 강력한 항균 물질을 만들어낸다.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1.세균이 주변에서 얻은 영양분을 재료로 삼는다.
2.여러 단계의 화학 반응을 거쳐 붉은 색을 띠는 독특한 구조를 만든다.
3.마지막으로 항균 기능을 갖춘 형태로 완성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프로디지오신은 다른 세균이 자라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특히 어류 질병을 일으키는 일부 해양 세균에 대해 높은 효과를 보여, 자연에서 이미 검증된 ‘천연 항균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부분(클리어존)은 프로디지오신의 항균 활성으로 인해 균의 성장이 억제된 영역이다

자연 유래 항균 물질 프로디지오신

프로디지오신은 본래 일부 세균에서 소량 생성되는 적색 색소이다. 이 화합물은 세균의 세포벽 생성이나 기능에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작용하여 다른 세균의 성장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미생물이 다른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생성하는 자연산 물질이 인간이 필요로 하는 항균성 기능을 갖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항생제는 화학 합성물이나 기존 항생제 계열에 속하는 약물이지만, 반복적 사용으로 인해 내성균이 출현하거나 생태계에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반면 자연 유래 항균 물질은 구조와 작용 방식이 다양하여 기존 항생제와 다른 작용 경로를 갖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프로디지오신과 같은 천연 항균제는 양식업과 인체 건강 분야 모두에서 기존 방제법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적 소재라고 할 수 있다.

프로디지오신의 효용과 응용 가능성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프로디지오신은 해양바이오 자원이 산업적으로 응용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먼저, 양식어류와 패류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대표적 세균성 질병인 비브리오증은 국내 수산 양식 산업의 생산성 저하와 경제적 피해를 야기해 왔다. 이를 막기 위해 기존에는 항생제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잔류 문제와 항생제 내성 문제가 골칫거리였다. 하지만, 프로디지오신 기반 생물제재는 친환경적 대안으로서 항생제 사용량을 줄이며 질병 예방과 관리를 도울 수 있다.

또한 프로디지오신이 일부 인체 병원균에 대해서도 항균 활성을 보였다는 사실은 앞으로 인체용 항균제 기초 소재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주었다. 천연 항균 물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해양 미생물 유래 성분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항균기술은 환경과 건강을 동시에 고려한 지속 가능한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다.

바다는 아직 많은 기능성 자원을 품고 있으며, 이를 발굴하고 응용하는 일은 미래 지속가능한 산업과 생태계 건강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 앞으로도 해양바이오 자원을 기반으로 한 연구가 활발해져 새로운 소재와 기술이 실생활에 적용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