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INE – 기후 IN

우리의 바다 – 북극해 편

수천 년 동안 북극은 얼어붙은 바다였지만, 이제는 북극의 풍경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지난 40년 동안 북극 여름의 해빙은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해양 동물들은 변화하는 해수 온도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생존 투쟁을 하고 있다.

기후 IN

글. 편집부

수천 년 동안 북극은 얼어붙은 바다였지만, 이제는 북극의 풍경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지난 40년 동안 북극 여름의 해빙은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해양 동물들은 변화하는 해수 온도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생존 투쟁을 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우리의 바다》 5부작 중 한 편인 ‘북극해’ 편은 이 거대한 변화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다. 지금부터 기후 위기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생명의 외침을 들어보도록 하자.

개요 영국, 5부작
오픈 2024.11.20.
내레이션 버락 오바마
장르 다큐멘터리

사라지는 얼음과 방황하는 생명들

북극해는 지구상에서 가장 극단적인 환경 중 하나이자,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해양 생태계이다. 이곳은 수천 년 동안 두꺼운 해빙으로 덮여 있었으며, 생명체들은 그 고유의 방식으로 극한 환경에 적응해 살아왔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 사이 기후변화의 여파로 인해 북극의 해빙은 전례 없는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으며, 이는 이곳에 의존해 살아가는 다양한 해양 생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북극곰은 북극 생태계를 대표하는 상위 포식자이며, 사냥을 위해 해빙 위를 떠다니며 살아간다. 이들은 주로 해빙 위에서 바다표범을 사냥하며 에너지를 비축하고 번식을 이어간다. 그러나 해빙의 녹는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북극곰이 의존해온 사냥터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더불어 사냥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 역시 점점 짧아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북극곰은 물속에서 사냥할 수 있는 새로운 사냥 전략을 터득해야 했다.
다큐멘터리에서는 한 어미 북극곰이 두 마리의 새끼를 데리고 장시간 얼음 위를 떠다니며 먹이를 찾아다니는 여정을 보여준다. 어미 북극곰은 새끼들에게 사냥 기술을 가르치고자 하지만, 더 이상 사냥할 만큼 두꺼운 얼음 지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일부 북극곰은 수십 킬로미터를 헤엄쳐야만 안정적인 얼음층에 도달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새끼가 탈진하거나 익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연구에 따르면 북극곰 새끼의 생존률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새끼 두 마리 중 한 마리도 첫 해를 넘기지 못하는 비율이 관찰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일부 북극곰들은 물속에서 사냥할 수 있는 새로운 사냥 전략을 터득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반면,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해양생물 계통인 빛해파리는 5억년이라는 시간동안 변화하는 바다에 적응한 뛰어난 생존자였기에 급변하는 해수 온도에도 놀라운 적응력을 보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북극 생물들은 빛해파리처럼 강인하지 않다.

커다란 얼음덩어리는 보금자리로 삼아 새끼를 양육하는 바다코끼리는 점점 얇아지고 작아지는 얼음 위에서 불안한 삶을 이어가고 있고, 겨울이면 얼어붙은 연안의 강물에서 수개월을 공복으로 버티다가 얼어붙은 얼음벽이 녹는 여름이면 바다로 헤엄쳐 나와 수많은 해양생물의 먹이원이 되기도 하는 곤돌메기는 기후 위기로 인해 연안 강물의 온도가 섭씨 21도 이상으로 상승하면서 생존하기 힘든 상황에 처했다.
이처럼 기후위기로 인한 서식지 붕괴와 변화는 생존 그 자체를 위협할 뿐 아니라, 생태계 내 먹이사슬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 생태계 사슬은 도미노처럼 영향을 미치며, 전체 생태계의 안정성을 약화시킨다.

변화하는 바다에서 새로운 길을 찾는 흰돌고래

‘바다의 카나리아’로 불리는 흰돌고래는 사회성이 강하고, 특정 만이나 강 하구에서 무리를 이루며 살아간다. 이들은 얼음 밑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새끼를 낳고 보호하는 특유의 생활 방식을 지녔다. 그러나 북극의 해빙이 녹아내리면서 기존의 서식지는 인간의 접근이나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인해 점점 불안정해지고 있다.

얼음이 줄어들면서 북서항로가 개방되어 인간의 접근이 쉬워진 북극해는 20년 전보다 북서항로를 통과하는 선박이 5배나 많아졌으며, 고주파 음파로 소통하고 방향을 파악하는 흰돌고래들은 이러한 소음으로 인해 흰돌고래의 생존 능력이 약화됐다. 또한, 이주 경로와 새로운 해상통로가 겹치면서 선박과 충돌해 죽는 흰돌고래들도 증가하고 있다.

다큐멘터리에서 흰돌고래 가족들은 이러한 위험을 피하기 위해 안전한 이동경로를 찾아 얼음으로 가득한 미로같은 수로를 독자적인 방법으로 헤엄쳐 빠져나간다. 등지느러미가 없어 얼음 아래를 미끄러지듯 상처 없이 지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흰돌고래 가족들은 안전한 장소를 찾아 수백 킬로미터를 헤엄쳐 갔다. 그리고 드디어 해빙이 없는 얕은 바다에 당도했을 때 그곳에는 수천 마리의 흰돌고래들이 안전함을 만끽하며 유영하고 있었다.

보호할 것인가? 개척할 것인가?

마지막 개척지인 북극 전역을 선점하기 위해 여러 나라들이 경쟁 중이다. 그리고 세계의 자원 수요를 찾추기 위해 매년 새로운 산업 탐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미개발 자원이 북극 심해에 잠들어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북극점 근처 빙하 4km 아래에는 심해 화산이 자리하고 있다. 그곳에는 수백만 톤의 광물과 900억 배럴의 석유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북극 심해에는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 해양생물들이 많고, 여전히 베일에 감춰진 미지의 영역이다. 해양생물학적인 측면에서 심해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북극해는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우리는 결정해야 한다. 이 경이로운 자원을 개발할 것인가? 아니면 보호할 것인가를 말이다.

기후위기 속에서 북극의 모든 생명체는 최전선에 서 있다. 그리고 빠르게 녹아가는 북극해에서 살아가는 해양동물들의 생존 여부는 우리 손에 달려있다. 북극의 얼음이 사라지는 현 상황 앞에서 우리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의 바다’로 지키길 원하는가? 아니면 과거의 기억으로 남겨지길 원하는가? 우리의 생존과 그들의 생존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북극의 얼음은 녹아가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