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INE – 해양 IN

해양학자에서 해양예술가가 된
서영상 박사의 ‘바다 읽기’

한국해양문학가협회장 서영상 박사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국립수산과학원에 근무하며, 기후변화와 해양생태계 기30년이 기반조사,
그리고 해양생물표본 사업을 연구했던 서영상 박사는 틈틈이 바다에 반조사, 대한 시를 쓰다가 은퇴 이후 해양예술가로서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해양 IN

글/사진. 편집부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국립수산과학원에 근무하며, 기후변화와 해양생태계 기반조사, 그리고 해양생물표본 사업을 연구했던 서영상 박사는 틈틈이 바다에 대한 시를 쓰다가 은퇴 이후 해양예술가로서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물고기 가족의 눈물’, ‘파도 음률이 깨어지고’, ‘지구의 현재와 미래’ 등 28편의 유화작품으로 ‘기후변화 해양미술전’을 연 바 있으며, 4권의 시집을 낸 시인이기도 하다. 해양학자에서 해양예술인으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 서영상 박사를 만나 바다가 우리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기후 변화와 위기를 예술과 문학으로써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하는지 들어보도록 하자.

Q1.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한국해양문학가협회장을 맡고 있고요. 부산가톨릭대학교 인성교양학부에서 ‘인간과 바다’라는 과목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그 전에는 국립수산과학원에서 34년간 근무했고, 2023년 1월 1일 정년퇴임했습니다. 그곳에서 근무할 당시에는 기후변화연구과장, 해양연구과장 등 연구부서 과장업무를 16년간 수행하였고, 우리나라 해양수산 기후변화연구, 해양생태계 기반조사, 해양생물표본사업 등 총괄 책임자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NOAA(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미국 해양대기청) 위성 관측 자료를 이용해 한반도 근대 30년 평균 수온자료 DB 생산 그리고 국내외 학회에 단독 및 공저로 KCI, SCI, SCIE 등에 약 100편의 논문을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Q2. 시인이자, 해양학자 그리고 화가로서 기후변화와 해양을 주제로 한 미술전까지 개최하였는데요. 이처럼 다양한 이력을 가지게 된 과정과 이유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어요?

1988년 태평양 어업조사 당시 자연의 경이로움에 매료돼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맑았던 날 밤 하늘의 별빛이 바다에 그대로 투영돼 바다에서 별이 올라오는 것 같이 아름답더라고요. 그렇게 처음으로 썼던 시를 유리병에 넣어서 바다에 흘려보냈습니다. 그렇게 시를 쓰기 시작했고, 시집을 냈고, 조금 더 전문적으로 쓰고 싶어서 시 공부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2003년 ‘문학세계’에서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고, 지금까지 4권의 시집을 출간했습니다. 그림은 2018년부터 시작했어요. 밤길을 걷는데 미술 학원에 불이 켜져 있는 걸 봤어요. 이상하게 들어가고 싶더라고요.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마음이 솟구쳤던 것 같아요. 그림을 배우는 데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완성한 작품은 ‘해파리’였습니다. 해양연구과장을 역임할 당시 적조 해파리, 냉수대 주의보 등을 담당했었는데, 그 당시 해파리에 대해서 많이 배우게 돼서 그림으로 표현해 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 그림을 시작으로 바다 생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해양생물과 관련된 삶을 살았기 때문에 저한테는 당연한 주제였습니다.
저는 과학자로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과학 결과는 논문으로 실리는데, 일반인들은 전혀 안 읽는다는 게 참 아쉬웠어요. 그래서 바다에 대해 조금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게 그림이라고 생각했고, 시라고 생각했어요. 직접 보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그림과 시로 마련해주고자 했던 겁니다.

Q3.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에 따른 위기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기후 위기에 대해 그림에 담았다고 하던데요. 어떠한 그림을 그리고 어떠한 스토리가 담겨 있는지 가장 애착하는 그림을 중심으로 설명해주시겠어요?

프랑스의 한 철학자가 이런 말을 했어요. “해양을 아는 사람은 있는데, 제대로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라고 말이죠. 저도 배우고 있는 입장이지만, 잘 모르고 있고, 대부분의 국민들은 더 많이 몰라요. 그래서 저는 마음에 바다를 품은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그림에 메시지를 담았답니다.
‘Half Water, Half Fish’는 바다 속이 물 반 바다 반이 될 정도로 물고기로 넘쳐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그렸고요. ‘지구의 현재와 미래’는 아름다운 지구를 물그림자로 표현해 점점 황폐해지는 지구의 현재가 물에 비친 물그림자처럼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이 외에도 기후 위기를 그대로 담은 그림도 그렸습니다. ‘북극곰의 은신처’는 북극의 얼음이 다 녹아서 곰이 산 위에 올라가 있는 모습으로 표현했고요. ‘물개의 눈물’은 고향을 잃은 물범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별빛을 모으러 우주로 떠나는 거북이’는 용왕님을 위해 토끼의 간을 구하러 육지로 간 거북이처럼 기후변화의 위기에서 지구생태계를 구하기 위해 수천 개의 별빛을 모으러 나선 거북이를 그렸습니다.

Q4. 현재 바닷속 해양생물은 기후변화로 인해 어떠한 고통을 겪고 있으며, 예전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달라져 있나요?

어업 생산량이 감소하고, 생태계 구조가 변화하고 있는 등 여러 면에서 크게 달라졌습니다. 어업 생산량만 해도 2016년 44년 만에 100만 톤 아래로 내려갔는데, 이후 뚜렷한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해양생물의 서식 환경과 먹이망 구조의 불안정성 등 복합적인 원인에서 기인합니다. 또한, 해수온도의 상승과 이상고수온 현상이 과거 10년 전보다도 주의보 기간이 몇 배나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이상고온현상은 어류의 집단 폐사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수온 상승은 해양생물의 서식지를 변화시키고 있고, 이는 먹이망 구조 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생태계의 균형을 전반적으로 깨뜨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해양 생물의 다양성이 위협 받으면, 특종 종수의 개체가 급감하고 새로운 종이 유입되면서 생태계 교란으로도 이어집니다.

Q5. 혹시 시 집필도 해양과 관련된 주제로 하셨나요? 어떠한 내용이 있는지 소개해 주시겠어요?

간 수십 편의 시를 지었는데요. 2003년 ‘문학세계’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던 시들 중 바다의 거대한 순환체계와 생명의 시원(始原)을 표현했던 ‘스피루리나(Spirulina)’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생명의 바다를 생각하면서 내 마음의 바다는 어떠한지 상상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스피루리나(Spirulina)

태고적 미생물
천지창조의 밝은 빛을 한 몸에 받아

세상 최초의
광합성을 이루던 날
불멸의 생명 받아,

어제는
저 정열의 태양과 함께
친구로 남아
사막과 같은 적도의 바다를
생기로 뜨겁게 하고

오늘은
젊은 바다와
넘실거리는
초록색 춤을 추고

내일은
꺼져가는 저 태양을 붙잡아 두려 하네

Q6.해양학자의 입장에서 앞으로 해양은 어떠한 변화를 겪게 될 거라고 보시나요?

수온이 변화하고 빙하가 빠르게 녹기 시작하면 해수면 상승이 가속화될 것이며, 이는 해안 지역의 침수 위험을 높이고, 해안 생태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또한, 빙하가 녹아서 유입되는 담수는 해양순환변화와 염분 농도 변화를 유발할 것입니다. 더불어 극지방 담수 유입이 증가되면 해양밀도 유도 순환(density-driven circulation)을 변화시킬 것이고, 이러한 변화는 전 지구적인 해양 열수송 시스템에 영향을 미쳐 기후 패턴의 변화를 유발할 것입니다. 이는 결국 전체 해양생태계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Q7.마지막으로 웹진 ‘MAP’ 구독자분들께 해양생물의 보전과 필요성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바닷속은 복잡한 먹이사슬을 바탕으로 모든 생명체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특정 종의 감소는 전체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즉, 해양생물 다양성은 복잡한 해양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입니다. 해양생물 서식지를 파괴하고 생존을 위협하다 보면 결국 이는 부메랑이 되어 인간에게 되돌아올 것입니다. 바다는 단순한 공간이 아닙니다.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근원적인 존재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바다 읽기에 관심을 가지고 바다를 사랑해야 하며, 바다를 보전할 수 있는 작은 실천으로 오병이어와 같은 기적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더불어 REDMAP(Rage Extention Database Mapping Project, 범위 확장 데이터베이스 및 매핑 프로젝트)을 통해 장기 해양생물 모니터닝 체제를 구축한다면 해양생태계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물론 환경 변화에 따른 종의 보전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우리 모두 바다처럼 생명을 포용하고 사랑하는 삶을 살아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