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INE – 미래 IN

특별한 우리 바다 알기

대부분 사람은 육지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바다에 대해서 무심한 편이다.
바다의 생태계 서비스가 지구의 기후변화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해도 피부에 와 닿지 않으니 별 관심이 없고,
바다에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경종에도 눈에 보이지 않으니 무감각하게 된다.

미래 IN

글. 부경대학교 명예교수 김수암

우리가 살아가는 바다, 북서태평양

대부분 사람은 육지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바다에 대해서 무심한 편이다. 바다의 생태계 서비스가 지구의 기후변화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해도 피부에 와 닿지 않으니 별 관심이 없고, 바다에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경종에도 눈에 보이지 않으니 무감각하게 된다. 단지, 태풍이 몰아쳐 해안가 시설물이 침수되거나 해변으로의 휴가를 계획하는 등 현실적 이슈가 떠오르게 되면 잠시 관심을 두다가 슬며시 잊게 된다. 하지만, 공기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그 고마움이 없는 것이 아니듯이, 바다가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그 중요성이 가볍게 처리될 수는 없다. 바다는 이미 우리 실생활 곳곳에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북서태평양은 여러 면에서 아주 특이한 바다이다. 일반적으로 북서태평양은 동북아시아 국가인 러시아, 일본, 한국, 중국의 바다를 일컫는데, 바다와 면한 육지는 문명 발생지 중의 하나로 인류가 문화를 꽃피워 왔고, 역사적으로 여러 왕조가 성쇠를 반복한 지역이다. 바다는 외부 세계와 통하는 관문이자 식량 공급처이므로 사람들은 해안 가까이에서 생활했고, 생업을 바다에 의존하면서 많은 혜택을 받아왔다. 반면, 절제되지 않은 수산물 생산, 도시 개발 등의 활동은 생물 서식지를 훼손하거나 바다를 오염시켜서 바다의 기능에 적신호를 불러왔다. 이제 우리의 후손도 우리와 같이 바다를 즐기고 이용할 권리가 있다는 의미를 생각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 주변 바다의 특성을 한 꺼풀씩 벗겨가면서, 이 바다가 얼마나 특별한지 살펴보자. 그래서 눈에 보이지 않는 바다를 우리 눈에 띄게 만들면서 황폐한 바다가 아닌 건강한 바다를 후손에게 물려줄 방법을 모색해 보도록 하자.

지리적 위치와 자연조건

태평양은 전 세계 바다의 약 반을 차지할 정도로 크지만, 북서태평양은 전체 바다 면적의 약 6% 정도인 작은 바다이다. 외양은 주로 깊은 심해이며, 외해와 대륙 사이에는 섬이나 반도가 많아 이를 경계로 하는 지역해가 형성되어 있다. 지역해는 황해처럼 대륙붕으로만 되어 있는 얕은 바다이기도 하고, 동해와 오호츠크해처럼 대양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외양의 표층에는 북태평양을 시계방향으로 흐르는 해류가 있다(그림 1). 해류는 일본에서 미국과 캐나다 방향으로 흐르다가 북미 대륙을 만나면서 그 일부가 적도를 향해 남쪽으로 흐르고, 적도에서는 다시 서쪽으로 꺾여 아시아 쪽으로 흐른다. 이 해류가 필리핀 앞 바다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일본으로 되돌아오는 쿠로시오 해류가 되어 북태평양 순환류가 완성된다. 이런 북태평양 순환류의 시계방향 흐름 때문에 해류 방향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의 방사능 오염물질은 우리나라에 가장 늦게 도달하게 된다.

북서태평양 해역은 대체로 온대권의 기후를 보이지만, 남쪽은 아열대, 북쪽은 아한대 기후권의 특성을 보이므로 살아가는 수온 범위가 각기 다른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연안 가까이에는 정착성 생물이 주로 서식하는데, 특히 우리나라의 갯벌은 세계 3대 갯벌 중의 하나로 생산력과 생물다양성이 그 어느 곳보다도 높다. 또한 갯벌의 탄소저장 능력이 커서 기후변화 대응 방안의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쿠로시오 해류는 여러 갈래로 나뉘어 아시아 대륙 가까이 접근하기에 북서태평양 지역의 기후와 연안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해역에서 큰 군집을 이루며 먼 거리를 회유하는 꽁치, 살오징어, 정어리와 같은 생물은 기후와 기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해양의 표층에 서식하기에 기후변화에 따라 어획량이 심하게 변동되는 특성을 보인다.

북서태평양의 표층 수온 상승률은 이 세상 어느 바다보다도 높다. 국립수산과학원 자료에 의하면, 1968~2020년 사이에 우리나라 연안의 수온은 연간 0.0248°C씩 상승하여 반세기 동안 1.3°C 높아졌다. 이 상승 속도는 전 지구 해수온 상승률 0,0094°C의 약 2.6배에 해당하는데, 해수의 온난화는 해수면 상승의 원인이 되어 침수와 같은 기후 재해의 발생이 잦아진다. 실제로 우리나라 연안에서의 해수면 상승 속도는 세계 평균보다 1.5배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바닷물이 따뜻해지면 태풍의 강도가 커지거나 해양 표층과 중층의 큰 수온 차이로 물과 용존 기체의 교환이 어려워져 해양생태계의 개편이 뒤따르는 등 여러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림 1 세계 대양의 순환류와 한반도 부근 해역의 해류

사회경제적 관점

세계 인구는 2024년에 80억 명을 넘어섰다. 중국, 일본, 한국에 약 16억 명이 살고 있어 세계인 다섯 명의 한 명은 북서태평양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50년 전인 1974년에는 이 지역 인구수가 10억 명 정도였었는데, 반세기 만에 6억 명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인구수가 많아지면 필연적으로 식량, 물, 에너지, 주거지 등의 자원 분배 문제가 발생한다. 비록 시기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한중일 3국은 공업 발전에 의한 경제적 성공을 달성하여 물질자원의 분배 문제를 어느 정도 극복해 왔다. 그러나 지나치게 빠른 경제 성장은 일반적으로 사회적 불평등과 환경 악화를 동반하는데 이들 세 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비록 경제적으로 국가의 부는 창출되었지만, 빈익빈 부익부의 부 쏠림 현상, 성 평등, 교육 평등에 대한 기회가 사회적 약자에게 골고루 적용되지 않아 발생되는 사회적 이슈는 아직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한반도 주변 어장은 매우 풍요로운 편인데 남획과 서식지 환경의 훼손으로 생태계의 건강성이 열악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어업생산량의 약 25%가 북서태평양 해역에서 어획되고 있다는 사실은 놀랍고 경이롭다. 이 해역은 세계의 수산식량 창고로서 타 해역에 비하여 월등히 높은 어획량을 수십 년 동안 유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높은 평판을 받는 페루 해역, 북동대서양 해역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어획량을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 생산되던 수산물과 비교해보면 어획물의 크기도 작아졌고, 식품 가치도 떨어지는 어류가 증가하고 있다. 현재 수산물 생산과 소비가 세계에서 가장 큰 지역이지만 수산물의 품질 저하는 수산물 소비와 국제무역을 감소시켜 이 지역 수산 인력 고용과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리라 본다.

공업 발전에 의해 경제적 규모가 커짐에 따라 해상 화물량도 급증하게 되었다. 북서태평양 항구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 세계 물동량의 1/3이 넘으며, 특히 세계 주요 항만의 물동량 순위를 보면 상위 10개 중 7개를 중국 항만이 차지하고 있다. 장차 지구온난화에 의해 북극해의 해빙이 녹게 되면 이 지역의 주요 항구는 북극항로 및 북극어장의 개척과 함께 북극 관광의 시발점이 되기에 지정학적으로 더욱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다. 물동량의 증가는 항만 운영 확대, 물류 기반시설 투자, 관련 산업 발전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지만, 동시에 해상교통 밀집과 선박 운항 증가로 인해 충돌, 침몰, 오염 등 해상 사고 위험이 함께 높아진다. 특히 유류 오염 사고가 환경에 미치는 폐해와 후유증은 수십 년 이상 지속된다는 점에서 주의를 요한다.(그림 2)

이 해역의 환경 악화도 심각하다. 바다를 육지에서 생산한 플라스틱, 중금속, 방사성 물질 등 온갖 폐기물을 처리하는 쓰레기 종말처리장으로 간주하였기에 바다는 이미 심각한 중병을 앓고 있다. 일본은 공업 발달과정에서 중금속을 해안으로 배출하여 주민들에게 미나마타병, 이타이이타이병과 같은 질환을 일으키게 했고, 한국은 2015년에 1인당 132kg의 플라스틱을 사용하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용량을 보였다. 중국은 비록 국내 규제를 강화하여 감소 추세에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세계 해양 플라스틱 유입량의 20~25%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배출국이다. 바다로 배출된 플라스틱은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지구 곳곳으로 전파되는데, 사람들이 매주 음료수로부터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 수가 1,800여 개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미세플라스틱의 섭취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정확하게 모르지만, 우리 건강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림 2 2007년 태안 유류 오염 지역에서 청소 활동을 하는 자원봉사단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요약하면 북서태평양의 기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수산자원, 해양환경, 지정학적 중요성을 생각해 보았을 때 세계 어느 바다보다 중요할 뿐만 아니라, 장차 다가올 북극 시대에는 사회경제적으로 그 가치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생물다양성과 수산물 생산이 높아 세계 최고 수준의 수산업을 유지하고 있지만, 해수온의 급한 상승은 생태계와 사회체제를 큰 폭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비록 연근해는 심한 환경 훼손으로 몸살을 앓고 있으나 다행히 각국 정부의 과학기반정책을 향한 인식 변화와 시민의 환경운동에 의해 바다의 건강성은 어느 정도 회복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의한 위기는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국면으로 우리를 몰아가고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 지구적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지역의 자체적인 노력도 중요하다. 특히, 바다에 의한 재해나 불편함은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갑작스럽게 닥칠 것이므로 평소에 주변국과 소통하면서 바다를 미리 파악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바다의 문제를 우리만큼 중요하게 여길 사람은 없을 테니 지금이라도 서둘러 이 바다를 공유하는 각국의 분야 전문가들이 총체적 공조체제를 구축하여 지속가능하게 발전시켜 건강한 바다를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

김 수 암

부경대학교 명예교수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
한국해양한림원 석학회원
중국해양대학교 객좌교수
미국 스미스소니언협회/국제한림원연합회 “Ocean!” Research men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