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INE – 기후 IN
토네이도
폭풍에 갇히다
폭풍에 갇히다
오늘날 우리는 ‘기후 위기’, ‘기후 변화의 심각성’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최근 미국 동부 지역에서는 50℃에 육박하는 기온으로 열사병 환자가 속출했고,
우리나라 인접 국가인 중국과 일본에서는 이례적인 폭우와 산사태로 재산과 인명피해가 심각했다.
기후 IN
글. 편집부

장르 다큐멘터리
국가 미국
감독 알렉산드라 레이시
러닝타임 89분
평범했던 일상에 들이닥친 토네이도
011년 5월 22일 미국 미주리주 조플린, 평온하던 일요일 오후, 시속 320km에 달하는 EF5 등급의 초대형 토네이도가 도심을 강타했다. 38분 만에 도시의 절반 이상이 폐허로 변했고, 수백 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다. ‘토네이도: 폭풍에 갇히다’는 이날의 재난을 생존자들의 실제 증언과 기록 영상으로 담아냈다. 영상은 2011년 5월 22일 졸업식이 진행되던 조플린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시작된다.
키건 헨리는 졸업식을 앞두고 2,100명의 동기들과 강당에 모여 있었고, 맥은 하늘을 올려다 보다 하늘 사이로 눈에 띌 정도로 거대한 적란운을 목격한 뒤 케일리, 에릭 남매와 함께 구름을 쫓아 폭풍을 보러 갔다.
그리고 16살의 스티븐은 에번, 딜런, 더그 형제와 드라이브 중 한번 도 본 적 없는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자 공포감을 느끼게 되었고, 고등학교 2학년인 세실은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심상찮은 기후 변화를 목격하게 된 뒤 손님들을 대피시켰다.
그때 TV에서는 기상정보가 속보로 전해지며 토네이도가 지면에 내려앉았다고 알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커다란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직감하지 못했다. 태풍이 일상적인 곳이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다가올 상황이 얼마나 치명적일지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결국 폭풍을 쫓던 맥과 케일리 남매는 순간 심각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도망치려 했지만, 강력한 회전 기류와 함께 다가오는 폭풍에 쫓기다 영업 중인 가게 안으로 들어가 냉동고 안에 숨었다.
스티븐과 친구들이 탔던 차도 토네이도에 휩쓸려 버리고 마는데, 모든 유리가 깨진 차 안에서 버티던 스티븐은 결국 차량 밖으로 튕겨져 나가고 만다.

“차가 길을 따라 미끄러지다가 떠오르는 게 느껴졌어요. 옆으로 데굴데굴 굴러가다가 휙 내동댕이쳐지더니 날아갔죠. 작별을 고하려고 친구들을 봤어요. 제 표정이 말해 줬을 거예요. 내가 죽을 것을 알았거든요. 딜런이 저를 끌어안고 있었는데, 토네이도가 저를 딜런의 품에서 뜯어냈죠. 저는 차에서 빨려 나갔어요. 토네이도 속을 날고 있었죠.” 스티븐
이날 미주리주를 강타했던 토네이도는 시속 320km에 달하는 EF5 등급의 초대형 토네이도였으며, 폭은 약 1.6km. 22마일 이상을 휩쓸었다.
토네이도, 기후 재난의 민낯
EF5 등급 토네이도는 그 어떤 구조물이라도 파괴할 수 있는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바람은 건물의 외벽을 날리고, 차량을 공중으로 띄웠으며, 모든 것을 삼켜버릴 듯 거대하게 회전하며 이동했다. 폭풍이 지나간 자리는 폐허로 남았다.
케일리 남매와 맥도 냉동고에 몸을 숨기고 있던 중, 무언가 뜯겨나가는 소리를 들었다. 건물 외벽과 지붕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이들 주위로는 거대한 돌덩이와 유리 파편들이 날아다니며 온몸을 가격했다.
순간 몸을 때리던 통증이 멈추고 세상이 조용해졌다. 케일리는 이상한 마음에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거대한 구멍이 보였다. 바로 태풍의 눈에 진입한 것이었다. “태풍의 눈이야! 잠시 뒤 또 한 번 강력한 바람이 몰아닥칠 거야. 다들 조심해!”라고 외친 뒤 바람에 휩쓸려 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럼에도 맥은 토네이도에 휩쓸려 들어갔다.
“에릭이 떠오르는 게 느껴졌어요. 에릭 없이 혼자 집에 갈 생각은 추호도 없었어요. 그래서 옆에 있는 사람을 놓고 에릭의 목에 팔을 감았죠. 그리고 내 밑으로 끌어 당겼어요. 하지만, 맥과 저 사이에 바람이 느껴졌어요. 맥도 빨려 들어가는 걸 깨달았죠. 맥은 모든 수단을 다해 제게 매달렸지만, 몸이 하늘로 떠올랐어요.” 케일리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었어요. 너무나 절망적인 마음이었어요. 나는 그 순간 마음이 편해졌어요. 마음의 준비를 한 것 같아요. 우리는 사랑한다고 말하고 죽음을 기다렸죠.” 맥
토네이도가 지나간 후, 폭풍의 흔적은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도시는 폐허가 되었고, 거리 곳곳에는 무너진 벽과 깨진 창문이 널려 있었다. 2만 가구가 정전이 됐고, 4,300여 가구의 집이 파손되었으며 사망자는 158명 이상, 부상자 1,100명 이상이 발생했다.
세실은 자신이 살아남은 것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그 충격은 ‘미안함’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친구들이나 이웃들이 피해를 당했을 텐데 자신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은 그가 평생 간직해야 할 무거운 짐이 되었다. 스티븐은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채 발견됐고, 살점을 갉아먹는 진균에 감염돼 살아날 가망이 없어 보였으나 4개월간 큰 수술을 받고 기적적으로 퇴원을 했다.
이날의 생존자들은 공포스러웠던 토네이도를 경험을 한 뒤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눈을 떴다가 감을 때마다 의식이 오락가락하는 것 같았어요. 더그, 에번, 딜런이 보였어요. 제게 달려오는 것 같았죠. ‘왜 쟤들은 걷고 있는데 나는 가만히 있지?’ 좋은 상황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죠. 움직이려고 하니 그때부터 통증이 시작됐어요.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죠. 너무 아파서 죽을 것 같았죠.” 스티븐
“모두가 타격타격을 입었어요. 부모님 집은 사라졌지만 가족은 무사했어요. 감사하다고 생각해요. 죄책감도 느끼고요. 우리는 일어나서 떠날 수 있었지만, 많은 사람은 그러지 못했죠. 특히 아이들이요. 우리는 운이 좋았죠.” 케서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들은 적이 있어요. 저도 몸이 약간 떨리는 증상이 있어요. 토네이도 얘기를 할 때마다 그래요.” 맥
“토네이도가 지나간 다음에 지역사회의 모두는 일상을 회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학교를 보고 이렇게 생각했어요. ‘우리가 이 학교를 졸업한 마지막 기수였구나. 그 건물을 사용한 마지막 졸업생들이었어.’ 그곳의 벽과 복도 그리고 거기에 어린 모든 추억이 영영 사라졌어요.” 키건
“밖으로 나가자 마을은 폭격을 맞은 듯 했어요. 양옆 약 1.5km 거리에 아무것도 없었죠. 모든 집이 무너지고 모든 나무가 사라졌어요. 비명을 질렀던 게 기억나요.” 세실
이 다큐멘터리는 우리가 기후 위기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기후 재난’을 더 이상 ‘타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음을 일깨웠다. 또한, 실화에 기반한 스토리와 생생한 영상은 자연과 인간, 그리고 생존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다.
과학자들은 여러 연구를 통해 기후 변화가 토네이도의 발생 조건을 악화시키고, 그 강도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고 경고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과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은 대기의 불안정을 더욱 심화시키며, 결과적으로 토네이도 같은 폭풍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미국 중부나 남부 지역은 전통적으로 토네이도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이기는 했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더 강력한 토네이도가 발생할 확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우리는 기후 변화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기후 변화는 날씨 패턴의 변화뿐만 아니라, 극단적인 자연 재해로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 토네이도는 대표적인 예시일 뿐이며, 우리가 기후 위기를 해결하지 않으면, 더 많은 지역에서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이 파괴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지구와의 관계를 재정립해 나가야 한다.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