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INE – 미래 IN

바다의 지속 가능한 미래

바다는 인류의 생존과 기후 조절, 식량 안보에 필수적인 만큼, 바다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곧 인류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다는 관점에서 바다는 매우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미래 IN

글. 김수암 의장

바다는 인류의 생존과 기후 조절, 식량 안보에 필수적인 만큼, 바다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곧 인류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다는 관점에서 바다는 매우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과학과 기술은 급격히 발전하고 있지만…

현대문명은 엄청난 발전을 하였다. 자동차, 비행기의 발명, 전기 사용의 보편화, 컴퓨터와 인터넷 시대의 개막 등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일상생활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편리하게 바뀌었고, 질병과 기아의 고통으로부터도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환경오염에 의한 위기의식, 기후변화에 수반되는 불편함과 재난 등으로 우리의 마음 한구석에는 일말의 불안감이 항상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물질문명의 발달에 따른 지구환경의 변화는 너무나 빠르게 진행되어, 통제되지 않은 기술과 산업발전이 지구생태계와 인류의 존속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성인 그룹으로부터 제기되었고, 이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히 준비되어야 할 상황에 처했다.
비록 선진국에서는 인구가 감소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인구 증가는 식량, 에너지, 주거, 물 등 여러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식량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생존 조건인데, 20세기에 녹색혁명을 통하여 작물생산을 크게 늘릴 수 있었다. 하지만, 전 지구적으로 모든 인류가 굶주리지 않을 정도로 식량이 생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3년 기준, 11명 중 한 명은 아직도 굶주림에, 혹은 만성적인 영양 부족에 고통을 받고 있다. 또한 재화의 불균형적 쏠림 현상은 나날이 심해져, 가난을 극복하기 어려운 계층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또한, 사회체제 및 시민의식이 과거보다는 훨씬 인간의 존엄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아직도 일부 국가에서는 사회적 지위, 성별 등에 대한 사회적 불평등은 여전하다. 지역 간 불균형적인 발전과 사회 계층 간의 차별은 여전히, 그리고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과학과 기술의 진보가 우리 인간 사회를 편안하게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인간 사회는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경각해야만 한다.

여기서 의문을 제기해 보고자 한다. 과학과 공학기술의 발전에 힘입은 현시대의 인류는 과연 과거보다 행복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이 화두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전 지구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논의되어 온 사안 중의 하나였다. 국제사회는 자연환경과 인간 사회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 상생하는 길을 찾아야 우리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는 실질적 의식 변화를 강조해 왔다. 유엔은 새천년을 맞이하여 2000~2015년 사이에 빈곤과 질병을 줄이고 행복한 삶을 지향하는 밀레니엄개발목표(MDGs)를 수립하였다. 하지만, 아이러니컬 하게도, 국제적으로 동의 된 좋은 취지와 노력이었건만 국제적 공조체제의 미비로 인해 원하는 만큼의 성취는 이루지 못하였다.

시대적 화두, 지속가능발전목표

밀레니엄개발목표에서는 무엇보다도 선진국의 적극적인 개입이 부족했었다. 그리고 모든 나라에 똑같은 목표를 적용해 각국이 서로 다른 현실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잘 반영하지 못하였고, 결과적으로 환경과 기후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에 미흡한 성과만 거두게 된 것이다. 유엔에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2015년 유엔 총회에서 더 포괄적이고 강력한 목표를 채택하였다. 즉, 2030년까지 평화롭게 협력하는 사회, 지구의 환경과 조화롭게 사는 세계, 경제가 우리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세계, 모든 사람에게 공정한 세계를 만들기 위하여 공동의 행동계획을 실천하자는 것이다. 유엔은 빈곤 종식, 기아 해결 등 총 17개의 목표를 제시하였는데(그림 1), 이 목표들을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라고 부른다. 그리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공동의 목표가 달성되기 위해서는 각국 정부, 시민사회, 기업 등이 긴밀하게 협력이 필요함을 강조하였고, 사회의 각 부분에서는 지속가능발전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방안들을 다각적으로 논의했다.

스미스소니언협회는 미국 연방기관의 하나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박물관, 교육 및 연구단지를 보유하고 있는 독립적인 기구인데, 흔히 스미스소니언으로 불린다. 이 협회 산하의 스미스소니언 과학교육센터는 유엔이 제시한 인류의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한 방안으로 청소년 교육의 시급함을 주장했다. 인간 사회가 직면한 지구환경과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회 문제에 대해서 미래 시대의 의사 결정권자인 청소년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교육을 기반으로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미스소니언은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2018년부터 지속가능발전목표에 관련된 시리즈 출판물을 출간하는 사업을 진행하였다.

현재까지 생물 다양성, 생물공학, 기후 행동, 기후회복력, 코비드-19, 생태계 회복력, 에너지, 환경 정의, 식량, 모기, 바다, 지속 가능 지역사회, 백신 등의 주제에 대하여 연차적으로 출간했다. 이 책들은 단순히 과학적 지식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각 지역사회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이 지구생태계와 인류 복지를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스스로 터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개체이다. 청소년들에게 자기 지역사회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을 발견하고, 중요한 것에 대해 질문하게 하고, 스스로 조사하여 직면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이해한 후, 스스로 행동하는 기회를 만들어 주도록 디자인되었다.

그림 1: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

지구, 해양생태계, 그리고 인간

바다는 지구표면의 71%를 덮고 있어,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행성을 지구(地球)가 아니라, 수구(水球)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바다가 이처럼 지구 표면의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기에, 기후변화에 대한 해양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의 급격한 기후변화의 원인을 밝히려는 커다란 질문은 잠시 접어두고 현상만 이야기해 보자. 2024년은 인류가 기온을 체계적으로 기록한 지난 175년 동안에 가장 더웠던 해였다. 최근 지구온난화는 특히 심각한데, 19세기 중반부터 현재까지 가장 더웠던 해를 10개 꼽으라면, 2015년부터 작년 2024년까지의 10년이 모두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지구는 계속 더워지고 있기에 최근 가장 더웠던 한 해가 우리의 미래에서 가장 시원했던 해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기 힘들다.

지구온난화에 의해 높아진 기온은 바다와 맞닿아 있는 표층의 수온을 높이게 된다. 기후변화 영향에 있어, 바다에서는 비단 수온만 변화하는 것이 아니다. 해수온 변화 이외에도 바닷물의 성질에 여러 변화를 유발시키는데,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바닷물 속으로 녹아 들어감에 따라 해수가 산성화되거나, 플랑크톤의 이상 증식과 사망에 따라 해양의 중층에 산소가 모자라는 빈 산소 현상을 발생시키게 된다.

이러한 해양환경의 변화는 해양생물의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도 기온이 높아지면, 시원한 곳으로 피서를 가듯이, 해양의 생물들도 수온이 높아지면 그들이 살기 적합한 곳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수온 스트레스에 의하여 성장이 더뎌지거나, 해양산성화의 영향으로 생물체의 원활한 증식이 힘들어 생물량이 감소 되거나 생물 다양성이 감소될 수 있다. 생태계 구성원은 먹이망을 통하여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한 생물 종이 감소하면 다른 생물 종에도 영향을 미쳐 전체 생태계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바다는 인간세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바다는 거대한 산소 발생지로 우리 인간을 숨 쉬게 하고, 커다란 식량 창고로 우리를 살찌우고, 우리의 지친 일상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또한, 바다는 세계 어디로도 연결해 주는 물류의 통로이자, 수많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거대한 일터이기도 하다. 이처럼 바다는 인류의 생존과 번영에 필수적인 공간이지만, 현시대의 바다는 규제받지 않은 무분별한 인간 활동, 오염과 기후변화로 열악해진 해양환경 등으로 인하여 심각하게 병들어가고 있다. 해양생태계의 건강성이 열악해짐에 따라, 생태계가 인간에게 제공하던 다양한 혜택은 사라져 가고 있으므로, 우리의 후손들은 우리가 누려왔던 바다로부터의 혜택을 계속 누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그림 2: 스미스소니언과학교육센터의 한글판 해양가이드 표지

바다의 지속 가능한 미래

이처럼 바다는 우리 인류에게 중요하기에, 17개의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 중에 포함되어 있다.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 14(해양생태계)’는 바다의 지속가능발전에 관한 것으로, 해양과 자원을 보호하고, 지속가능하게 사용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핵심목표로 삼고 있다. 즉, 바다는 인류의 생존과 기후 조절, 식량 안보에 필수적인 만큼, 바다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곧 인류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다는 관점에서 바다는 매우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유엔 국제해양학위원회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해양과학 10개년 계획(2021-2030)을 선포하여, 전 지구적 차원의 협력을 통해 해양과학 지식을 통합함으로써 바다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하고 있다. 이 계획은 해양의 건강성을 위협하는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바다의 중요성을 느끼고, 전 지구생물과 환경에 미치는 거대하고 본질적인 해양의 생태계서비스에 대해 자각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는 이 세계의 어느 누구도 삶의 복지를 향유하는 데 뒤쳐져서는 안된다는 숭고한 이념을 반영하고 있다. 바다의 경우, 바다를 이용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자연 세계와 인간 사회가 함께 번영하기 위하여 서로 긴밀한 유대를 형성하여 모든 인류 개개인이 바다의 혜택을 누리고 평안한 일상의 삶을 누리게 하자는 것이다.

스미스소니언의 지속가능발전 시리즈 출간물에도 ‘바다’가 포함되어 있는데(그림 2), 올해 초에 한글 번역이 완료되어 전국의 각급 학교 도서관과 공공 도서관에 배포되었다. 이 책의 목표는 건강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청소년들이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시급한 바다 문제에 대해 청소년들이 신중한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그들을 준비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통해 청소년들은 자신과 자신의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바다 문제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게 된다. 청소년들이 이 가이드 책자의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그들은 지속가능발전목표의 기반이 되는 과학과 바다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인쇄된 책자는 도서관에서 만나 볼 수도 있으나, 스미스소니언 과학교육센터의 웹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다운 받을 수도 있다(그림 3). 이 한글판 ‘바다’ 책자가 우리나라의 바다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바다를 공부하는 차세대 인력을 양성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한글판
https://ssec.si.edu/ocean-korean

영문판
https://ssec.si.edu/ocean

그림 3: 스미스소니언 과학교육센터의 해양가이드 다운로드 사이트

김 수 암

한국해양연구소(KORDI) 극지연구소 연구원/센터장
남극세종과학기지 제5차 월동대 대장
국립부경대학교 교수/명예교수
극지해양미래포럼 운영위원장
-미국 NOAA-UW Principal Investigator
PICES CCCC(기후변화와 환경수용력프로그램) 의장
PICES/ICES SICCME(해양생태계 기후변화영향 연구) 의장
NPAFC(북태평양소하성어류위원회) 의장
중국해양대학교 객좌교수
IAP(국제한림원연합회) 해양환경보호 성명서 WG 의장
IAP/Smithsonian Institution “Ocean!” Researchmen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