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INE – 생물 IN
해양자원을 활용해 심신의 통증을 완화하다
가천대 물리치료학과 조휘영 교수
해양자원을 활용한 해양치유는 스트레스 완화, 만성질환 관리, 정신건강 증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인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체의학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생물 IN
글/사진. 편집부
Q1.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주로 근골격계 질환의 동작 분석과 재활 중재 전략을 연구했으며, 수년 전부터 해양자원을 활용한 비약물적 통증 및 기능적 움직임 중재 관리, 정신건강 개선 프로그램 개발 등을 수행해 왔습니다. 이 외에도 감정 노동자, 가족 간병인, 만성발목불안정, 관절염, 요통 및 목 통증과 같은 다양한 만성 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해양치유 연구를 통해 자연 자원의 의학적 활용 가능성도 연구했습니다.
Q2. 일반적으로 물리치료라고 하면 의료용 기기를 사용해서 치료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교수님은 어떤 이유로 해양자원을 활용해서 통증 치료를 연구하게 되셨나요?
기존 물리치료는 의료기기와 도수치료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비특이적 통증 환자들은 구조적 이상 없이도 기능적 문제로 고통받는 경우가 많았죠. 이 비특이적이라는 것은 딱히 명확한 이유는 없는 것을 얘기하는데요. 실제적으로 만성 요통을 보게 되면 만성 요통에 대한 많은 문헌들이 약 95% 적게는 75%까지 비특이적이다라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특별한 구조적 이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기능적 문제가 야기되는 통증을 비특이적 통증이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비특이적 통증 등 기존 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이 없을까 고민을 하다가 근육 이완, 혈액순환 촉진, 스트레스 완화 등 다각적 효과를 가지고 있는 해양자원을 주목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2018년 감정 노동자 대상 해양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통증, 보행과 균형과 같은 기능적 움직임, 수면과 우울 증상이 개선됨을 확인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Q3. 해양치유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유럽에서는 100년 넘게 해양치유가 시행돼 왔는데요. 보통 해수를 이용한 의료적 접근법을 사용해 왔습니다. 프랑스가 가장 대표적이고 독일이나 스페인에서도 많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일본 같은 경우에는 에어로졸을 활용한 천식 재활 그리고 신체적 기능 향상을 위해 해양의 선라이트를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Q4. 교수님께서 연구하신 해양치유 종류와 효능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피트를 활용한 팩으로 염증성 인자들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었는데요. 피트는 다양한 염생식물이 수천 년의 세월을 거쳐 퇴적된 물질로 피부미용, 항노화, 항염증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요통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피트팩 찜질을 시행해보니 통증 감소에 효과가 좋았습니다. 바다 소금의 원적외선 방출량이 게르마늄보다 많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머드팩을 적용해서 관절염의 통증 및 관절 가동 범위가 개선되는 것도 확인했고, 만성 발목 불안정성이 있는 환자들과 함께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일주일 가량 재활운동을 시행할 당시에는 발목 균형 능력이 향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된 논문들은 국제 저널에 게재도 했습니다.
더 나아가 해양자원은 물리적인 질병 외 심리적인 치유에도 도움이 됩니다. 감정 스트레스에 과하게 노출되어 있는 가족 간병인 가족 및 고객 상담사분들을 대상으로 울진 해안에서 해양 치유 토탈 프로그램을 시행한 적이 있었는데요. 심신이 이완되면서 스트레스 지수가 많이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시각, 청각, 후각에 모두 긍정적인 자극이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시원하게 펼쳐진 해양 경관과 해안가 공기 중에 떠다니는 에어로졸, 그리고 파도 소리와 같은 백색 소음이 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안산병원의 한 이비인후과 교수님이 바닷소리를 녹취한 뒤 좋은 주파수만 추출해서 환자분들한테 적용한 적이 있었는데, 이명 환자의 증상이 개선된 놀라운 결과에 대해 논문을 발표한 적도 있습니다. 또, 에어로졸은 바닷물의 염분을 품고 있는데, 이 염분은 염증의 수치를 떨어뜨리는 데도 도움을 준답니다. 에어로졸에 의해 아토피가 개선됐다는 사례도 많습니다. 소금의 항염 작용 때문이죠. 해외에서도 이러한 사례가 많고, 국내에서도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님이 염지하수를 체득해 말린 가루를 아토피가 심한 환자에게 샤워 시 사용해 보라고 했는데, 이후 아토피 수치가 낮아진 것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해사 치료
Q5. 연구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실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치료를 진행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참가자 혹은 에피소드를 이야기해 주세요.
한 번은 참가자분들과 5박 6일 동안 함께 지내면서 해양자원을 활용한 치유와 재활 운동을 병행한 적이 있었는데요. 한 50대 중반의 여성분이 앉았다 일어나실 때마다 통증이 가득한 소리를 내시면서 힘들어하셨었는데, 일주일 뒤에는 자리에서 벌떡벌떡 일어나시면서 “교수님! 나 허리가 덜 아파요! 너무 좋아졌어요!”라고 말씀하셨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통증평가지표인 NRS를 측정했을 때 이분 외에도 많은 분들이 해양치유 후 8정도 수치에서 0~1까지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연구를 하다 보면 논문을 제출하고 인정받고 하는 일이 그저 개인적인 만족에 그칠 수가 있는데, 해양치유와 관련된 연구를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효과를 직접적으로 목도하고, 입증하고 결과적으로 만족해하시는 분들을 보니 전과 다른 행복감을 느끼게 됐습니다.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신체적, 정신적으로 내가 도움을 줄 수 있구나. 가치로운 일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저 역시 위안을 얻고 있더라고요.
Q6. 연구를 진행하는 동안 해양자원이 대체의학에 꼭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셨다고 하셨는데요. 왜 필요한지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첫째, 만성 질환은 단일 원인이 아닌 신체·심리·환경의 복합적 상호작용에서 비롯됩니다. 해양치유는 이를 종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거시적 접근방법(holistic approach)입니다. 만성질환이라는 건 딱 하나의 질병에서만 비롯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요통이 있으면 통증에 의해서 운동 기능이 떨어지게 되고, 장기간 지속되다 보면 쇠약해지고, 사회 참여도 안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존감이 저하되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바다에 가면 우선 그런 스트레스를 이완시킬 수 있고,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서 통증까지 치료할 수 있습니다. 즉, 심신에 만족스러운 자극을 주면서 종합적인 문제들을 중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약물 남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비침습적 재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친환경적인 해양 자원을 활용해 약물 의존, 남용 문제를 막을 수 있습니다. 해양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은 무궁무진하고 치유 과정이 무해하고 즐거움까지 줍니다.
Q7. 향후 목표와 계획하고 계신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첫째,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해양자원을 이용하여 다양한 질환자의 증상중재에 대한 명확한 효과규명을 더 하고 싶고, 또한 이를 프로그램화하고 싶습니다. 더불어 이를 해양치유센터에 보급 하여 국민 건강 증진에 사용하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둘째, AI와 웨어러블 기기를 결합한 비대면 해양치유 시스템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셋째, 해양치유 자원을 이용한 제품개발을 하고 싶습니다. 해양에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분들을 위해 모바일 치유 키트를 보급하고자 함입니다.
Q8. 마지막으로 웹진 ‘MAP’ 구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바다는 단순한 휴양 공간이 아닌 치유의 공간입니다. 여러분도 해안가를 걸으며 발바닥에 전달되는 모래의 온도, 코로 느껴지는 소금기를 깊은 호흡으로 들이마시면서 느껴보세요. 작은 실천이 면역력 증진과 스트레스 해소로 이어질 것입니다. 앞으로도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함께 건강한 바다의 가치를 알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