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탑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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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극복해요”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서천특화시장 화재피해 지원을 위한 성금 전달

2024년 1월 22일 겨울의 기운이 잦아들고 설 명절을 목전에 둔 설렘 가득한 날. 서천의 하늘에서는 새하얀 눈이 쏟아져 내리고, 서천특화시장에서는 새빨간 화마가 치솟았다. 소방대원들이 불길을 잡는 9시간 동안 상인들은 삶의 터전이 타들어가는 모습을 그저 망연자실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지난 세월과 노력을 잿더미로 만들어 상인들의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남긴 이날의 상흔은 여전히 새까맣게 휜 철근 골조를 남긴 채 그날의 참상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이에 서천을 사랑하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임직원들은 삼삼오오 마음을 모아 잿더미 위에 다시 싹을 틔울 희망의 씨앗을 모으기 시작했다. 휘청거리는 상인들의 오늘을 일으키고 지탱해 줄 ‘따뜻한 기부’ 현장을 찾아가 보도록 하자.

함께라는 인정(人情)

2004년 9월 개장하여 수산물동을 비롯해 농산물동, 일반동으로 구획되어 20여 년간 운영된 서천특화시장은 설 대목을 앞두고 성수품을 많이 준비해놨던 터라 생각지도 못했던 화재는 큰 재산피해로 이어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시장의 점포 227곳이 소실되었고, 자치단체에서 임시 시장을 준비하고는 있으나, 복구가 이루어지기까지 큰 비용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건 사람뿐이고, 생채기 난 삶을 보듬어줄 수 있는 건 사람의 온정뿐이라는 것을 알기에 함께 오가며 웃음을 나누던 지역민들과 관내 단체 및 기업들은 도움을 주기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지원금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4년 2월 2일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주최로 서천문예의 전당 소강당에서 진행된 ‘서천특화시장 화재피해 지원을 위한 집중모금’의 장이 열렸다.
이날 도움을 준 이들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국립생태원, 서천군 공무원, 기업은행, 충남도청 서천 향우회 등 관내·외 기업 및 단체로 ‘함께’라는 세상의 온정을 몸소 보여주었다.

상생하는 온정(溫情)

서천특화시장 화재 피해 상인들을 위해 2024년 2월 2일 진행됐던 집중모금 행사에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최완현 관장과 국립생태원 조도순 원장도 행사에 참석해 힘을 보탰으며, 이후 자원관은 2월 14일 서천 군수실을 따로 방문해 임직원들과 함께 모은 성금 500만 원을 전달하였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지역 내 공공기관으로서 그동안 지역과의 상생을 적극 실천해왔다. 지난해 9월에는 국립생태원과 함께 추석 명절을 앞둔 서천 장날 서천특화시장을 찾아 ‘우리 수산물 안전海’ 캠페인을 실천하여 일본의 오염수 방류로 침체되었던 서천 지역 경제와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 바 있으며, 소외된 계층을 위해 매년 명절이면 희망꾸러미를 전달하기도 하였다. 서천을 생각하는 이런 오랜 노력을 바탕으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앞으로도 서천특화시장의 상인들이 다시 일어나 새 삶의 터전을 마련할 때까지 국립생태원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도움의 손길을 이어나갈 계획이며, 아울러 다시 서천 경제가 제자리를 찾아 상생해 나갈 수 있도록 지역협력 사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상처는 깊게 길을 뻗어 마음을 할퀴고,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상처는 눈물샘을 말려 삶을 향한 시선을 눈꺼풀로 덮어 버린다. 그럼에도 사람은 상처를 받았을 때 누군가의 온정을 그리워하고, 삶을 향한 길로 다시 나아갈 수 있도록 누군가 손을 내밀어 주길 바란다. 비록 이번 화마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서천특화시장의 상인들의 마음을 감히 이해한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내일 그리고 더 먼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위로와 동력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앞날은 희망으로 연결될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