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탑 내부

MARINE
Special Theme

해양 미생물 자원의 활용 및 전망

. 김세권 교수

해양은 다양한 환경 조건을 가지고 있어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곳이다. 특히 해양 생물은 고압, 저산소, 고염도, 다양한 온도와 광 조건에 의해 특이한 생체 구조와 대사 경로로 인지 기능을 발달시켜 왔기 때문에 새로운 생물학적, 화학적 공정 개발, 신물질 등의 발견과 개발이 가능한 중요 자원이다. 또한 지구상의 생물 중 약 80%가 해양에 서식함에도 불구하고 생물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는 해양 생물은 약 1% 미만에 불과하여 향후 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자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등 환경문제와 남획으로 인해 해양자원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네이처(Nature)지는 세계적으로 해양생태계 파괴가 심화되면서 지난 50년간 대형 어종의 90%가 사라졌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하였으며, 세계 자연 모니터링센터(WEMC) 자료에 따르면 지구온난화 현상에 따른 수온 상승과 어획 기술의 발달, 대규모 남획으로 다랑어, 상어, 황새치 등 대형 어류들의 약 3분의 1이 사라졌고 어획량도 10분의 1로 줄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된다면 2048년경에는 해양 어종의 대부분이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인류가 필요한 동물 단백질의 16%를 해양 수산물로 충당하고 있고 수산물 중 어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80% 이상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1980년대 남해안에서 연간 20만톤(1986년 32만7,000톤) 이상 어획된 말쥐치가 쥐포로 가공되면서 지나친 남획으로 인해 고갈되어 버린 지 오래다. 이 외에도, 바닷물 속에 녹아 있는 탄산칼슘(석회가루)의 양이 증가하면서 해조류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이것은 해조류를 먹고 사는 소라, 전복 같은 조개류의 개체 수를 감소시키고 물고기들의 서식지와 먹잇감이 사라져 결국 물고기까지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악순환을 야기할 수 있다. 이처럼 바닷속이 황폐화되는 갯녹음 백화 현상은 바다의 사막화라고도 불린다.
이러한 심각한 어류 자원 고갈 문제에 대비하고 해양 생물 자원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대부분의 선진국이 해양 생물의 가치 증가와 유전체 기술 발전 속도에 부합하는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안타깝게도 아직 단계적인 사업 수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개별 생물의 유전체 해독 및 단백질 해독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진화, 적응의 측면에서 총체적 생명 현상 및 다양성 분석과 이에 수반한 근원적 형태에 대한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필자는 유전체 기술 발전과 이를 어떻게 해양 생물 유전체 해독에 활용할 수 있을지를 소개하며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도 머지않아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어 해양 생물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차세대 염기 서열 분석 기술의 발달과 해양 생물 유전체

최근 생명공학 기술의 발달과 생물 자원의 전력화 움직임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생물 자원 원천 확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생물 다양성 협약(CBD), 생물 다양성 정보 기구(GBIF), 경제 개발 협력 기구(OECD) 생물 자원 센터 네트워크 등의 국제 협약을 통해 경쟁적으로 생물 자원을 확보하고 원천 소재를 바탕으로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10년 생물 다양성 협약(CBD) 제10차 당사국 총회에서 ‘유전자 접근 및 이익 공유에 관한 나고야 의정서’를 채택하여 내국인이 외국의 유전자원을 이용하려면 사전에 자원 제공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자원 이용에 따른 이익을 자원 제공자와 공유하고, 또한 외국인이 국내 생물 유전자에 접근하고자 할 경우 국내 자원 제공자와의 이익 공유를 조건으로 정부가 사전 승인하는 제도를 마련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세계적으로 생물 자원 확보 및 특허 경쟁은 치열해졌고, 특히 최근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해양 유전자원(유전물질)의 가치가 상승했다.

그림 1. 유전체

해양 생물은 고갈되고 있는 육상 자원을 대체할 수 있는 미래의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해양 생물의 근간이 되는 유전체(genome) 정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유전체는 생물체가 지닌 모든 유전정보의 집합체를 의미하여, 개체마다 특이한 유전적 특성이 나타난다. 생물의 특성을 결정하는 것은 유전자에 있고 이 유전자는 DNA 염기 서열에 따라 결정되므로 DNA 염기 서열을 해독하는 것은 생명체 정보 분석의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다. 생명체의 기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차세대 해독 기술(Next generation sequencing)은 그동안의 유전체 해독 기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켰다. 또한, 단시간의 단위 노력 당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유전공학 기법을 이용한 고부가가치의 우량 품종을 생산하고자 하는 노력이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수산물 중 가장 경제적 가치가 높은 어류를 대상으로 많은 연구들이 집중되고 있다.
유전체 연구는 1990년 미국 국립 보건원(NIH)이 주도한 인간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와 함께 큰 발전을 시작하였다. 한 사람의 유전체 해독을 위해 13년간 총 27억 달러 이상이 소요되었던 초기 유전체 분석은 차세대 유전체 분석 기술(Next Generation Sequencing)의 발달로 2007년에는 4년 동안 1억 달러가 소요되었으며, 2008년에는 5개월 동안 1,500만 달러 미만의 예산으로 진행할 만큼 분석 시간과 비용이 현저히 감소했다. 차세대 유전체 분석 기술을 이용한 유전체 분석은 다양한 관련 분야 연구를 가능하게 하여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 식물, 미생물에 이르기까지 많은 유전체가 해독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하여 유용한 의약, 신소재, 바이오 에너지, 식량 자원, 멸종 위기 종 보호 등의 다방면의 유전체 연구로 확대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해양 생물 유전체 해독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해양 생물 자원의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졌다.

해양 생물 유전체 연구에 활용되는 메타게놈

자연계에서 관찰할 수 있는 수많은 미생물과 제한된 조건의 실험실 배양 배지 상에서 보이는 생물의 숫자 사이에는 매우 큰 차이가 존재한다. 이미 1970년대 후반에 미생물의 DNA를 그 생육 환경에서 직접 분리하여 유전체를 연구하자는 제안으로 탄생한 연구분야가 바로 메타게놈(Metagenome)이다.

그림 2. 유전자 해독 과정

1998년 한델스만(Handelsman)은 메타게놈을 “주어진 환경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의 유전체 집합”으로 정의하였으며, 환경 유전체(environmental genomics)라고도 한다. 메타게놈의 가장 큰 장점은 배양하지 않고도 미생물의 유전자를 연구할 수 있고, 생태계 내의 모든 개체군의 구성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배양 가능한 미생물은 전체의 1% 밖에 되지 않지만 메타게놈을 활용하면 미지의 99% 미생물의 유전체를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일례로, 텔링(Teeling)은 메타게놈을 적용하여 해양 생물 공생체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미생물과 진핵생물 간의 공생은 잘 알려져 있으나 공생체 자체에 대한 연구는 많이 수행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숙주 특이성으로 인해 배양이 어렵기 때문이다. 텔링은 해양 지렁이와 체내에 생물 간에 공생 관계를 규명하고자 메타게놈 분석을 이용하여 특이적으로 입, 내장 등 소화 기관 및 배설 기관이 없는 해양 지렁이류(Olavius algar-vensis)와 체내 미생물 간의 공생 관계를 연구하였다. 그 결과, 공생 미생물이 이들의 소화 및 배설 기관을 대체하고 있음을 검증하여 공생 미생물이 광범위한 탄소 고정 능력이 있어 숙주의 에너지 형성 및 배설 능력을 대신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이처럼 메타게놈은 다양한 유전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가능하여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은 유용 유전자를 발굴하고, 생태계의 기능을 해석하며, 생명현상을 규명하는 등 해양 생태계 연구의 새로운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양한 해석을 통해 연구되는 해양 메타게놈의 연구 대상은 해수 내 미생물이나 바이러스, 해면 및 산호 동물의 공생 미생물체, 광합성 생물, 해저 열수 분출구 군집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메타게놈 분석법이 보편적으로 활용되면서 새로운 유전자원 및 미생물에 대한 정보가 기하급수적으로 축적되고 있다.

어류 및 해양 미생물 유전체 연구

어류 유전체 연구는 복어(Fugu rubripes) 유전체를 시작으로 진행되어 모델 어류인 제브라피시(Ze-bra fish)와 일본 송사리인 메다카(Medeka)의 유전체 해석이 완성되었고, 이에 영향을 받아 인간 유전자의 기능을 규명하기 위한 인간 유전체 연구도 시도되었다. 최근 여러 나라에서 경제적, 산업적 가치가 높은 어종에 대한 유전체 연구를 수행하여 이들을 육종(breeding: 유용한 생물의 유전적 성징을 원하는 대로 개량하는 것)하여 산업적으로 활용성을 높이려는 품종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2010년에 가자미목 생선인 박대(Cynoglossis semilaevis) 유전체의 해석이 완성되어 성결정 유전자를 탐색하여 성장이 빠른 박대를 개발하는 데 활용하였다. 또한, 일본에서는 2011년에 참다랑어(Thunnus thynnus) 유전체 해석이 완성됨으로써 성장, 사료 효율, 육질과 내병성 등이 뛰어난 양식 품종 개발, 정확한 원산지의 판별 등 참치의 자원 관리를 위한 응용, 어장으로부터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원산지 이력제의 확립, DHA 축적과 같은 특수한 기능을 갖는 기능성 식품이나 의약품 개발에 활용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에 국립수산과학원 김우진 박사팀이 횟감으로 가장 선호되는 넙치(Paralichthys olivaceus)의 유전체를 최초로 해독함으로써 내병성, 맛, 육질, 성결정 등의 연구에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외에도, 유전체 연구는 생명현상을 규명하는 목적으로도 수행되고 있다. 노르웨이의 연구진이 주축을 이루어 2011년 대구(Gadusmorhus) 유전체의 해석을 완성했고, 이를 활용하여 큰 온도 편차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대구의 유전적 원인인 독특한 면역 시스템에 대해 밝혀냈다.
해양 미생물 유전체 연구는 주로 해양 탐사 연구에 맞는 지역과 경험이 축적된 미국, EU, 일본 등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2013년 1월 1일까지 일본에서 미래의 유전체 활용을 위해 유전자은행의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된 염기 배열 수를 살펴보면, 얼룩 메기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은 무지개 송어, 제브라피시, 대구 순이다.

그림 3. 넙치 대상 유전자 편집 기술 개발

표1. 유전자 은행에 등록된 DNA 유전자 수

생물종 등록수
(2013년 1월 1일)
생물종 등록수
(2013년 1월 1일)
제브라피시
(Danio rerio)
              53,558 무지개송어
(Oncorhynchus mykiss)
                   117,120
킬리피시
(Fundulus heteroclitus)
               5,440 나일틸라피아
(Oncorhynchus niloticus)
                     17,426
대구
(Gadus morhua)
              41,275 송사리
(Oryzias latipes)
                   218,003
큰가시고기
(Gasterosteus aculeatus)
              16,728 피라미
(Pimephales promelas)
                     20,664
푸른매기
(Ictalurus furcatus)
              17,357 연어
(Salmo salar)
                     29,820
얼룩메기
(Ictalurus punctatus)
            187,480 복어
(takifugu rubripes)
                       3,800

미국의 고르돈, 베티 모어 재단(The Gordon Betty Moore Foundation)에서 생태적, 생리적 특성, 서식 환경 및 지리적 위치가 다른 다양한 해양 미생물을 대상으로 해양 생물 유전체 서열 분석 프로젝트를 수행하여 139종의 해양 미생물 유전체의 서열을 분석함으로써 이들 해양 미생물을 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다. 또한, 전 세계 해수 속에 포함된 미생물의 환경 유전체 분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크라크 벤터(Craig Venter) 박사는 사가소(Sargasso) 바다 미생물 군집에서만 10억4,500만 쌍 염기 서열을 확보하여 유전자 다양성의 상대적 분포 등을 분석한 바 있다.
해양 유전체 해독으로 생리활성 물질 생산 유전자뿐만 아니라 어류의 각종 유전자가 클로닝되면서 그 유전자의 구조 및 추정 아미노산에 의한 기능 추정, 유전자 기능 등도 밝혀지고 있다.
앞으로 유전체 연구는 생명현상의 규명, 품종개량, 바이오 소재의 개발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게 될 것이다.

해양 생물 유전체의 응용

해양 생물 유전체 정보는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어 활용될 수 있기에 근래에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해양 생물의 유전체 분석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유전체의 약 20~40%에 해당하는 유전자는 기능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상 단백질(hypothetical protein)로, 인간의 질병이나 유용 물질 개발에 직접 연관되어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차세대 유전체 분석 기술을 이용하여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유전체 정보를 의약, 산업, 바이오 에너지 개발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유전자의 기능을 밝히는 기능 유전체 연구가 절실하다.
대부분의 모델 생물은 육상 기원으로, 해양 생물의 다양성을 고려할 때 유전자를 조작하여 형질전환(transformation: 외부에서 주어진 DNA로 생물의 유전적 성질이 변하는 것)이 가능한 해양 생물 모델 시스템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여러 공학기술에서 적용하는 부품과, 표준화, 모듈화라는 공학적 개념을 생물학에 도입한 것이 합성생물학이다. 합성생물학이란 생명과학적 이해의 바탕에 공학적 관점을 도입한 학문으로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생물 구성요소와 시스템을 설계, 제작하거나 자연에 존재하는 생물시스템을 재설계하여 제작하는 두가지 분야를 포함한다. 합성의 의미는 합성세포 또는 새로운 바이오 시스템을 제작하기 위한 유전자 합성과 세포로부터 고기능성 물질을 고효율로 합성하는 것을 말한다.
해양 생물은 모델 생물 개발의 합성 생물학분야에 직접적으로 응용될 수 있다. 벤터(Venter) 박사팀은 합성된 마이코박테리아(Mycobacterium)를 활용하는 유용 물질의 생산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이들 연구팀은 해양 미생물(mycoplasma capricolum)에 다른 미생물(mycoplasma mycoides)의 염색체를 이식시켜 합성 유전체를 가진 새로운 미생물을 만드는데 성공하였다. 앞으로 합성 유전체를 가진 미생물을 난치병 치료제 개발이나 수소 같은 바이오 연료 생산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전체 정보는 코일 형태로 꼬여 있는 DNA를 곧게 펼친 뒤 데이터 베이스와 DNA 위치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현재 범죄 수사와 가축 전염병, 희귀 동물, 식물 연구를 위한 DNA 분석 방법인 DNA 바코딩(DNA barcoding) 기술로 이어져 생활에 직접 이용되기도 한다. 즉, 생물이 가지고 있는 특이한 마커(marker)를 분리하고, 데이터를 구축하여 종에 대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근래에는 이 기술로 일부 국내산 수산 자원과 외래종 수산 자원의 구별을 분류학적 전문 지식 없이도 간단히 해낼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생물 자원의 주권화에도 일조하고 있으며, 국내 수산자원의 보호와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다양한 해양 생물 자원들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향후 무분별한 외래 해양 생물 자원의 반입을 막고 검역 및 통관 과정에서부터 철저한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병원성 세균이나 기생충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어 양식 어종의 폐사 원인을 역 추적하여 방제하거나 확산을 억제할 수 있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어류 유전체 과학의 전망

최근 대용량 염기 서열 분석 기술들이 개발되어 경제 및 학문적으로 중요한 어류 유전체 해독 작업이 진행 중이다. 수산업에서 어류 유전체 해독 연구는 3가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첫째는 어류의 생명현상을 규명하는 것이고, 둘째는 유전체 정보의 선발 육종에 활용하는 것이며, 셋째는 생물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류하는 것이다.대량으로 유전자의 기능을 규명하는 대량 분석 기술들이 발전함에 따라 기능 유전체 기술과 유전체 정보를 통합하여 다양한 생명현상을 규명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특히 산업적으로 활용 가능성이 큰 유용 유전자에 의해 유전자 기능이 조절되기보다는 유전자 간의 네트워크에 의해 시스템적으로 조절되므로, 이러한 유전자 간의 네트워크를 이해하는 데 유전체 정보와 기능 유전체 기술이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전통적인 육종 방법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분자 생물학적 방법을 적용하여 형질에 연관된 DNA 염기 서열의 차이로 분자를 판별하는 분자 육종 선발 기술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분자 마커 개발에는 여전히 많은 비용 투입되어야 하고, 특히 육종 계통 간에 유전적 다형성이 부족할 때에는 분자 마커 개발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유전체 정보를 활용하면 손쉽게 분자 마커를 개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전체 정보에 기반하여 분자 마커의 효율성을 능가할 새로운 분자 생물학적인 기술을 개발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유전체 정보 자체가 기존의 분자 마커 혹은 유전자 지도를 대체해서 사용될 수 있다. 최근 이러한 개념적인 접근법을 유전체 육종이라 부르며, 이는 향후 분자 육종의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생물 자원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는 추세에 발맞추어 선진국은 생물 자원을 대규모로 수집, 보존, 증식, 이용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대규모 유전체 염기 서열 분석을 통해 유전자원 분류나 유용 유전 자원 선발에 활용할 분자 마커 개발, 그리고 유전체 서열 정보 자체를 활용한 유전체 기반 유전 자원 분류 및 선발법의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유전체 정보는 수산 부분의 핵심 필수 요소 기술인 생물 자원의 분류, 선발, 개량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이 직면한 한계점을 돌파할 첨단 기술로 부상할 뿐만 아니라 유전체에 기반을 둔 다양한 파생 기술 개발을 통해 수산업 연구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수산업 발전의 새로운 장을 열게 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도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과 오염으로 인하여 해양 생물 자원의 소멸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고 있어 현재 해양 생물 유전체 정보의 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은 미래 해양 생물 자원의 활용 면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따라서 이에 관한 정부의 정책과 투자가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김세권 교수

김세권 교수

프로필(Profile)

-전 부경대 화학과 교수, 연구특임교수
-전 한국해양대학교 석좌교수
-전 한양대 석좌교수
-현 한양대 대우교수
<수상 내역>
-스위스 Marine Drug 학술지로부터 최우수논문상(2020)
-이란 정부가 수여한 제33회 Khwarizimi 국제과학상(2020)
-대한민국 학술원으로부터 학술원상(2015)
-한국과학기술한림원으로부터 목은생명과학상(2012)
-산학협동재단으로부터 산학협동대상(2003), 미국 유화학회로부터 최우수논문상(2002)
-2014년부터 4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과학자(Thomson Reuters)로 선정
<출간 도서>
-세계 첫 “해양생명공학” 대학 교재 ‘Essential of marine biotechnology, Springer 2019’,
-해양생명공학 백과사전 ‘Encyclopedia of marine biotechnology, Vol 1~5, Wiley 2020’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