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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군과 자원관
지난 8년간의 동행. 그리고..

예부터 터를 잡고 뿌리를 내리고 생을 구축하여 이웃과 결을 엮어나가는 일은 층층이 쌓여가는 시간의 도움을 얻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야만 마음의 교류가 가능해진다는 말이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서천군에 자리를 잡은 지 벌써 8년이 흐른 지금. 서천군은 어떻게 바뀌었고 자원관은 얼마나 변화했을까? 그간의 행적을 돌아보며, 향후 방향성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서천에 내린 뿌리, 서천과 키워갈 열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하 자원관)은 1989년 수립된 장항국가산업단지 조성 계획이, 장항 갯벌을 지키기 위해 무산되면서, 정부에서 지역 경제를 위해 추진한 대안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5년 설립되었다. 바다를 메우는 대신 설립된 기관인 것이다. 8년의 시간이 흘러 이 장항 갯벌을 마주한 송림 해안에 위치한 자원관의 씨큐리움은 송림산림욕장, 스카이워크 등과 함께 많은 관광객이 찾는 장항의 명소가 되었다. 게다가 매립으로부터 지켜낸 서천 갯벌은 지난 2021년, 유네스코 자연유산에 선정되어 전 세계에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다.
서천의 바다는 이제, 자원관과 함께 해양바이오 산업의 중심이 될 예정이다. 자원관은 해양생물자원 국가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량을 활용하여, 서천군이 추진하는 해양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양생물자원의 보존 관리와 지속 가능한 활용을 위해 지역의 지자체, 교육청, 어촌계, 지역주민 등과 협력사업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이를 디딤돌 삼아 자원관과 서천군이 지역 경제의 네트워크를 더 보완 구축해 나간다면, 결국 상생을 위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성장하는 공동체가 될 것이라 기대해 본다.

관심에서 비롯된 지원의 손길

자원관은 지난 8년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서천군과 크고 작은 협력관계를 이어 나갔다. 봄에는 화훼농가 소비 촉진을 위해, ‘원테이블 원플라워’라는 사랑의 꽃 구매 캠페인을 실천해 왔으며, 농번기에는 지역 농가를 방문해 일손을 더했고, 겨울철에는 ‘한마음 김장 축제’에 지원 참여하여, 지난 2022년 1,000포기의 김치를 담가 소외된 300여 가정에 전달하기도 했다.
또한, 관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해양생물 연구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 ‘바다드림’을 운영하여 청소년의 진로 선택에 도움을 주고 미래의 해양생물 과학자를 키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어린이들이 해양생물을 친숙하게 배울 수 있도록 제작한 교육·체험자료를 담은 ‘해양꾸러미’를 지역 내 소외계층 아동들에게 정기적으로 전달하였다.

서천의 자연환경과 문화를 지키는 발걸음

자원관은 해양생물을 아끼는 마음처럼 서천의 환경도 아끼고 보살폈다. 해양쓰레기 정화주간을 정해 송림 해안가의 정화 활동을 실천해 왔고, 어촌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과도하게 조개를 채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직접 현장을 방문하여 안내 및 홍보 책자를 전달했다.
2018년 자원관의 연구진들은 ‘우리바다 우리생물-충남 서천’ 편을 펴내며, 서천의 해양생물을 조사하고 기록한 결과를 담아내었다. 그리고 연안 조사를 위해 서천의 바다에 나갈 때면, 자발적으로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며, 자연사랑의 의미를 몸소 실행해왔다. 지역의 경제와 문화를 전하고 살리기 위한 노력에도 앞장섰다. 매년 개최하는 서천의 대표 축제인 한산모시문화제를 비롯, 다양한 축제와 행사에 참가하여 그 역할을 다했다. 지난 8월 처음 개최된 제1회 장항 맥문동 축제(8.25~29)에서는, 주차장 조성을 위해 자원관 부지를 제공하여 주차난 없이 성공적인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협력했다.
지역과의 동반성장 그리고 상생 협력을 위한 자원관의 노력은 시간이 쌓이며, 지역과 함께하는 모습을 갖추어 나가고 있다.

더 큰 성장을 위한 협력과 동행, 자원관과 서천군

자원관은 세계적으로 조명받고 있는 해양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위해, 해양생물을 활용한 기능성소재 개발, 기술이전 등 그 성과를 조금씩 쌓아가고 있다. 그리고 서천군은 해양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을 미래의 먹거리로 낙점하여, 자원관과 서천군의 협력은 향후 더 긴밀해질 것이다.
서천군은 2027년까지 해양바이오산업의 거점이 되기 위해, 해양바이오 산업화 지원센터를 비롯한 바이오특화 지식산업센터 등의 건립을 추진 중에 있으며, 향후 해양바이오 소재 대량생산 플랜트 건립도 추진 예정이다. 이와 같은 사업들은 해양생물 자원을 주축으로 하기 때문에 자원관과의 긴밀한 협력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서천군과 자원관이 손을 맞잡고 큰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어, 미래 100년을 넘어서는 세계적 해양바이오 산업의 중심이 될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