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탑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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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MARINE
해조류 연구의
정수(精髓)를 품다
지난 2019년 2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하 자원관)은 충남대학교 부성민 명예교수에게 8천여 점의 해조류 표본을 건네받게 되었다. 이는 우리나라 해조류의 60여 년의 역사를 품은 귀중한 선물이었으며, 그러한 가치를 알기에 부성민 명예교수는 우리 자원관에 깊은 신임을 표하며 “혼신의 힘을 다하여 수집한 해조류 표본들이다. 우리나라 해조류의 보존과 연구 활동에 활용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라는 첨언을 더했다. 이 기증된 표본을 바탕으로 해조류의 깊은 역사를 분석하고 연구하며 인류를 위한 해양바이오 산업에 빛을 비출 수 있기를 바라는 바다.
무가지보(無價之寶), 40년간 수집된 해조류 표본
충남대학교 생물과학과 부성민 명예교수는 해조류의 분류, 진화 및 계통지리학 분야를 연구하면서 우리나라 해조류 분야에 분자계통학적 방법론을 처음으로 도입하고 12개의 신속(new genus)과 50여 개의 신종(new species)을 보고하였다. 그리고 분류학적 체계의 재정립을 위해 신과(new famiily)인 올소고나클라디아과(Orthogonacladiaceae)와 신목(new order)으로 패목(Ishigeales)을 신설하는 우수한 연구 성과를 도출하였다. 또한 ‘한국의 해양식물’ 도감을 발간하였으며, 그가 연구한 해양생명자원의 유전체 정보와 분자마커 개발 결과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해조류 연구 분야의 기초자료로 제공되고 있다. 이러한 그의 세계적인 연구 활동과 해조류 분류 및 진화 분야의 공헌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그의 동료나 후학들은 신과 성미니아씨(Sungminiaceae), 신속 성미니아(Sungminia), 성민부아(Sungminbooa), 신종 사이누라 성민부아이(Synura sungminbooi), 애기손비단풀(Campylaephora sungminbooi) 등 새롭게 발견된 생물에 그의 이름을 담기도 하였다.
부성민 명예교수의 유수한 연구 성과의 기반에는 지난 40여 년간 우리나라 바다의 해조류를 면밀히 관찰하고 확보한 결과를 바탕으로 분류학적 연구를 위해 정성껏 만든 표본이 있다. 이렇게 채집·수집된 소중한 표본은 총 8,064점으로 4강 26목 53과 108속 196종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해조류인 다시마, 모자반, 톳 등을 비롯하여 청정지역이나 깊은 바다에서 볼 수 있는 대황, 옥덩굴, 우단청각, 큰불레기말 등도 포함되어 있으며, 그 다양성은 무려 우리나라에 보고된 전체 해조류(917종, 2023 국가 해양수산생물종 목록집)의 21.3%에 달한다. 특히 개다시마, 꼰실모자반 등 지금까지 표본 확보가 되지 않았거나, 확보가 어려운 해조류 44종과 오도, 소구을비도, 대삼부도와 같이 접근이 어려웠던 무인도서에서 확보된 표본도 포함돼 있어 자원으로서 소장가치가 더욱 높다. 그리고 기증된 표본은 1969년 7월 소이작도에서 최초로 채집된 잘록이고리매를 포함하여 2010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35개 시·군 지역 275개 정점에서 채집·수집된 것으로 과거 우리나라의 해조류 다양성을 파악하고 그 분포 변화 연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부성민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부성민 충남대학교 명예교수]](http://webzinemap.kr/wp-content/uploads/2023/08/08-05-1.jpg)
[부성민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신속 및 신종 보고]
Gelidiophycus G.H.Boo, J.K.Park&S.M.Boo
Gelidiophycus freshwateri (G.Martens) G.H.Boo, J.K.Park & S.M.Boo

[부성민 명예교수 이름을 어원으로 한 신종] Sungminia gladiata
기증표본이 수장고에 들어가기까지…
2019년 해조류 표본에 대한 기증신청서가 접수된 후, 자원관에서는 즉시 홍조식물 및 갈조식물 전문가를 본 기증 후속조치 연구원으로 지정하였다. 연구원들은 현장방문을 통해 기증 요청된 표본의 수장 가능 여부, 가치, 수량 등에 대해 분석을 실시하였다. 다량의 표본을 면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무진동차량을 이용하여 자원관으로 표본을 모두 이관하였다(2019년 3월). 그리고 기증표본이 자원관에 영구적으로 수장될 수 있도록 후속처리에 필요한 내용들을 기반으로 추진계획을 수립하였으며, 자원관으로 옮겨온 표본들을 임시수장고에 보관한 뒤 지난 4년간(2019년 4월~2022년 12월) 모든 표본이 단계별로 수장될 수 있도록 표본 하나하나를 살펴보며 표준화를 실시하였다.
각 표본의 상태를 검토하여 수장이 가능한 표본을 선별하고, 약 1,500점의 표본을 보완하거나 재제작하고, 분류체계 최신화 및 오동정 개선 역시 1,500건 이상 실시하였다. 마지막으로 표본 정보에 대한 대국민 서비스를 위해 MBRIS(해양생명자원통합정보시스템)에 정보를 등록하고 해양식물수장고에 정식 입고(2023년 5월)되어, 현재 모든 표본은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후속처리 절차]

[현장방문 및 표본검수]

[MBRIS 정보 등록]

[수장고 입고]
맡겨진 해양생물표본을 소중히 보존하겠습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해양생물 주권 확보를 통한 해양바이오 글로벌 연구기관으로 나아가는 비전을 가지고 소중한 기증자원을 수집·관리하면서 글로벌 연구기관으로 발전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해양생물표본을 원형 그대로 영구보존 및 관리하기 위해 항온, 항습, 방재 등의 설비를 갖춘 ‘수장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보존 및 연구가치가 높은 해양생명자원의 수집을 위해 기증을 안내하고 있다. 관심 있는 해양생명자원(자료) 소장자(기관)의 많은 참여를 요청하고 있으며, 기증된 자원(자료)은 소정의 절차를 거쳐 자원관에 영구히 보존되고 해양생명과학발전을 위한 전시, 교육, 학술연구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https://www.mabik.re.kr/kor/sub03_04_03.do). 자원관은 기증자(기관)를 대상으로 해양생명자원관리규정 세칙에 따라 기증증서와 감사패를 전달하고, 명판을 제작하는 등 기증자(기관)에 대한 예우를 갖추고 있다.

[기증 절차]
“ 해양생물을 사랑하는 사람 누구나 자원관에 소중한 자원을 기증해 주신다면, 자원의 가치는 높게 연구는 깊게 활용은 넓게 이루어지도록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미래의 보물과 같은 해양생물자원을 국내 해양생물 전문기관인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을 믿고 많은 기증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