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탑 내부
MARINE
잇_다 : 전통지식과 해양바이오
산업쓰레기의 재발견
친환경 신소재로 주목받는 ‘굴’
글. 편집부
굴은 그 특유의 맛과 함께 건강 기능 성분이 풍부한 식재료로 연간 35만 톤이 소비되고 수출액도 1,000억 원 이상에 달할 정도로 효용 가치가 높다. 하지만, 먹고 버려지는 상당한 양의 굴 껍데기는 처치 곤란한 산업쓰레기로 분류되고 방치되어 해양과 대기를 오염시키고 있다. 이에 다양한 산업군에서 굴 껍데기를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한 끝에 친환경 신소재 유망 산업자원으로 급부상하며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도록 업사이클링 되고 있다. 굴의 영양성분에 따른 효능과 색다른 모습으로 산업적으로 재활용되기 시작한 굴 껍데기의 이색적인 변신을 살펴보도록 하자.
굴의 특징과 어원
굴목 굴과에 속하는 연체동물로서 껍질이 두 장으로 이루어진 이매패류이다. 껍질 크기는 높이 3.5cm, 길이 8cm, 너비 10cm까지 자라며, 껍질 모양은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껍질은 비늘 모양이 겹쳐져서 생장선이 나타나고, 위의 껍질이 약간 짧으며, 끝은 물결 모양으로 굴곡이 진다. 껍질은 두껍고 겉은 흰색에서 회색이고 안쪽은 흰색이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5~9월에 알을 낳는다. 썰물이 되면 드러나는 바위에 단단히 붙어서 살며 민물이 닿는 곳에서도 잘 산다. 우리나라에서는 전 해안에 분포하고, 세계적으로는 일본, 중국, 러시아 등에 분포한다.
굴의 어원은 한자어인 “蛊” (구)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굴의 형태가 구불구불하고 지형지물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굴은 예로부터 인간 생활 속 다양한 문화와 관례, 전설 등에 등장하기도 했다.
굴의 역사와 문화적 의미
굴은 인류가 살아가면서 오랫동안 먹거나 이용해온 해산물이다. 굴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되었으며, 고대부터 중세시대까지 다양한 음식과 의약품으로 사용됐다. 특히, 중국과 일본의 문화에서는 굴을 장수의 식재료로 여겼으며, 굴이 체질을 보완하는 데 도움을 주고 건강에 좋다고 믿어왔다. 한국에서도 굴은 전통적으로 다양한 음식에 활용되며, 굴 따기 문화도 강하게 이어져 오고 있다. 굴 따기는 그 자체로도 중요한 문화적 의미가 있기에, 굴 따기 관련 노래, 춤, 시 등도 구전되고 전승되어 왔다.
굴의 구전 전통지식
한자로 굴은 모려(牡蠣)로 쓰고 각종 처방에 쓰였는데 주로 불에 달군 뒤 가루를 내어 사용하였으며, 허준이 집필한 동의보감에는 소금물에 하루 동안 달이고, 불에 달군 뒤 가루를 내어 몽정이나 부인병을 치료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여름에는 식중독 우려가 있기 때문에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고,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채취해 회 무침, 죽, 젓갈을 담가 먹으면 좋다. 복통이 발생했을 경우 굴을 살짝 구워 껍질을 태운 뒤 갈아서 물과 함께 섭취하기도 하였으며, 산후조리 시 젖이 잘 나오지 않으면 굴과 참돔 그리고 참서대를 함께 넣어 미역국을 끓여 먹기도 했다.
식용 외에도 굴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되었다. 굴 껍데기를 가루로 내어 밭에 뿌리면 농사가 잘 되었고, 굴 껍데기를 태우고 부수어 가루를 낸 뒤 양잿물, 숯, 진흙과 섞어 관 겉에 발라주면 짐승이 관을 훼손하지 않았다고 한다.
굴이 가장 빛나는 계절은 겨울
굴은 한국의 대표적인 해산물 중 하나로, 특히 겨울철에 맛과 품질이 가장 좋으며 가장 많이 수확된다. 대부분의 굴은 해안가의 철새류나 플랑크톤 등을 먹으며 자라고 굴은 수산물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굴의 재배 시기는 일반적으로 11월부터 4~5월까지이며, 수온, 해수면 높이, 조류 등의 영향으로 생산량은 연도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1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가 수확량이 제일 높다.
산업 쓰레기에서 유망 산업자원으로
최근 산업 쓰레기인 굴 껍데기가 재활용 되며 유망 산업자원으로 변신 중이다.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친환경 고급 소재로 활용되고 있고, 굴 껍데기에서 고순도 탄산칼슘을 추출함과 동시에 이산화탄소 발생률도 낮출 수 있는 방식도 개발되었다.
지금까지는 연간 35만 톤의 굴 껍데기가 대부분 버려졌지만, 지난 2022년 7월 21일 발효된 수산부산물법에 따라 산업폐기물에서 제외되고 재활용이 가능해져 현대제철, 한국서부발전 등 대기업과 함께 굴 껍데기 자원화를 위한 탄소 중립 스타트업 사업도 활성화되고 있다.
굴 껍데기의 변신은 무죄: 바이오 활용
굴은 바이오 분야에서 점차 그 영역을 넓혀가며 활용되기 시작했다.
탄산칼슘
굴 껍데기의 90% 이상은 탄산칼슘이다. 탄산칼슘은 건축재료, 철 제련, 유리 제조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되는 물질이지만 굴 껍데기에는 불순물이 많이 섞여 있어 추출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에서 세계최초로 굴 껍데기를 분쇄하고, 묽은 염산에 용해하는 방식을 개발에 고순도 탄산칼슘 추출에 성공하였다. 가장 대표적인 활용 분야는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의 원료로 사용되는데 탄산칼슘은 높은 순도와 결정성을 갖고 있어 시멘트 제조에 적합한 재료이다. 또한, 환경 분야에서는 지하수, 하천, 도로 등의 폐기물에 대한 중화제나 배수처리 과정에서 pH 조절제로 사용되며, 이를 통해 환경 오염을 예방하고 대기 오염을 감소시킨다. 뿐만 아니라 농업 분야에서도 활용되는데 탄산칼슘은 토양의 산성화를 완화시켜, 식물의 영양분 흡수를 돕고 작물 생육을 개선시키는 데에 효과적이므로 비료에 첨가하여 사용한다. 이밖에도. 유리, 도자기, 석고 등의 소재 제조에도 사용된다.
천연 색소
굴 색소는 식품 색소로 사용될 수 있기에 다양한 천연 색소가 존재하며 건강식품 분야에서는 항산화 작용이나 면역강화 효과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굴 껍데기에는 산화철, 카로텐, 카민, 채산, 피코시안인 등의 색소가 함유되어 있다. 껍데기 내부에서 미세한 균류나 선충류 등의 화학 반응에 의해 산화철이 생성된다. 이 산화철은 철분의 좋은 원료로 사용될 수 있고 철분은 혈액 내 산소 수송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철분 부족으로 인한 빈혈 등의 질병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이다. 또한, 굴 속살에서 추출된 카로텐, 리코펜, 카민 등의 천연 색소는 항산화 작용을 갖고 있어서, 유해한 화학물질에 의한 세포 손상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며 눈 건강을 지키는 데에도 효과가 좋다.
금속 이온 흡착
굴 껍데기는 높은 흡착력을 가지고 있어 탄산칼슘 결정과 함께, 금속 이온인 구리, 아연, 납, 카드뮴 등을 흡착시킨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여 굴은 수처리 과정에서 농업 폐기물, 산업 폐기물, 소독제 등의 금속 이온을 제거하는 데에 활용된다. 또한, 굴의 금속 이온 흡착 특성은 산업 분야에서도 이용되는데 추출한 금속 이온으로 각종 금속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금속 코팅 공정에서 금속 부식 방지층을 형성할 수 있다.
자연에서 온 건강한 식탁
굴은 그 특유의 맛과 함께 건강 기능성분이 풍부한 식재료 중 하나로 다양한 영양소와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건강에 매우 좋은 식재료이다. 대표적으로 아미노산, 칼슘, 철분, 아연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단백질, 비타민B12 등을 비롯한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어 굴의 맛뿐만 아니라, 면역력 강화, 항산화 효과, 노화 방지, 빈혈 예방 등 건강상에 다양한 이점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각 개인의 건강 상태와 상황에 따라 섭취량을 적절히 정하는 것이 좋고 매력적인 맛과 건강 기능성분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굴을 섭취하면,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할 수 있다.
굴은 다양한 요리 방법으로 맛을 낼 수 있는데 대표적인 굴 요리로는 굴찜, 굴국, 굴전, 굴비빔밥, 굴볶음 등이 있다. 하지만, 굴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과도한 아연 섭취로 인해 소화기관 장애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굴을 섭취할 때에는 적정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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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ychickenfarm.tistory.com/176
http://www.geoje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4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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