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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4계(季)를 채색하는
우리나라 바다꽃식물

. 편집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지난해 12월 국내 염생식물 159종의 정보를 담은 ‘우리나라 바다꽃식물’ 도감을 발간하였다. 이 도감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갯봄맞이를 비롯해 섬현삼(섬개현삼)에 대한 정보를 수록하였으며, 식물의 분류체계와 생태적 특징 그리고 중요한 형태 이미지를 담아 우리나라 염생식물을 알리고 그 중요성을 설파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지금부터 우리나라 바다를 다채롭게 물들이는 바다꽃식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바다꽃식물이란?

바다꽃식물은 주로 바닷가에서 살면서 꽃이 피는 식물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염생식물(halophyte)로 부르고 있다. 바다꽃식물은 중성식물(혐염식물, glycophyte)의 상대적인 개념이며, 생육지 토양에 포함된 염분의 농도나 식물이 염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 또는 흡수한 염의 처리방법이나 염에 대한 식물의 적응 정도 등에 따라 구분 방법이 다양하지만 기본적으로 중성식물에게는 해로운 정도의 염 환경에서 생육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바다꽃식물을 판단하는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하나는 염에 대한 저항성 및 생활환(life cycle)을 완성하는데 염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기준으로 하는 생리적 측면이며, 다른 하나는 생육지의 환경, 특히 토양수분과 토양 염 농도에 따른 분포와 관련된 생태적 측면이다.

바다꽃식물이 자연 상태에서 생육하기 위해서는 계절에 따라 변하는 염분 변화와 같은 장기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강수, 증발, 해수 침수 등 단기적 염분 변화에 대한 적응 능력이 필요하며, 이러한 변화는 생육지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바다꽃식물의 형태는 생육지 환경에 따라 변이도 심하다. 우리나라 해안에서 생태적 분포지는 주로 갯벌, 해안사구, 기수지역 및 간척지, 해안 암석지 등이며, 이러한 분포지 환경을 선호하는 식물이 바다꽃식물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바다꽃식물은 165종이 알려져 있다.
(2022 국가 해양수산생물종 목록집)

피자식물 [ angiosperms, 被子植物 ]

우리나라의 바다꽃식물은 1문 2강 27목 40과 98속으로 모두 피자식물(문)에 속하며 생식기관으로 꽃을 가지기 때문에 흔히 현화식물이라고도 부른다. 꽃을 피우고 중복수정을 통해 열매를 맺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밑씨는 씨방속에서 보호받으며, 수정 후 밑씨는 씨가 되고 씨방은 열매가 된다. 피자식물은 쌍자엽식물(강)과 단자엽식물(강)이라는 두 개의 큰 계통으로 나뉜다.

쌍자엽식물 [ dicotyledones , 雙子葉植物 ]

피자식물의 약 70%가 쌍자엽식물이다. 쌍자엽식물은 자엽이라고 불리우는 떡잎이 대부분 2개인 것에서 그 명칭이 유래되었으며, 나무와 풀이 거의 반반이다. 잎맥은 그물맥이며 꽃의 구성요소는 4~5개 또는 그 배수이고 관다발형성층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쐐기풀목, 석죽목, 장미목, 꿀풀목 등 22개 목이 속하며, 그 중 멸종 위기 야생생물 2급인 갯봄맞이와 섬현삼의 특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1. 갯봄맞이(Lysimachia maritima, 멸종위기야생생물)

동해안의 석호를 포함한 인근 습지에서 자라며, 높이가 10~20cm 정도인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위로 곧게 자라며, 털이 없고 광택이 있다. 잎은 대부분 마주나며, 넓은 피침형이고 얕게 파인 점들이 흩어져 있다. 잎맥은 희미하며, 잎자루가 없다. 꽃은 5~6월에 연한 분홍색이 도는 흰색으로 피며, 꽃자루가 없이 잎겨드랑이에 하나씩 달린다. 꽃받침이 꽃부리처럼 생겼으며, 5갈래로 갈라진다. 수술은 5개이고 수술대가 자주색이며 꽃밥은 노란색이다. 암술대는 한 개이며 수술의 길이와 거의 비슷하다. 열매는 거의 구형인 삭과이며 털이 없다.

2. 섬현삼(Scrophularia takesimensis, 멸종위기야생생물)

울릉도의 해안의 만조선 밖 산지 바위지대나 인근 숲 가장자리에 자라며, 높이가 70~150cm 정도인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위로 곧게 자라거나 약간 비스듬히 자라며 적자색이다. 표면에는 털이 없으며 단면은 네모지다. 잎은 마주나며 난상타원형이고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다. 잎자루는 길며 줄기와 같은 적자색이다. 꽃은 6~8월에 적자색으로 피며 줄기와 가지 끝에서 원뿔꽃차례에 달리고 꽃자루에 샘털이 많다. 꽃받침은 5개로 갈라지고 갈래조각은 세모꼴 난형이며 끝이 둥글다. 꽃부리는 위쪽을 향해 달리며 5개로 갈라지는데 위쪽에 있는 갈래조각 2개는 덮개처럼 앞으로 향해 있고 아래쪽 갈래조각은 아래로 쳐진다. 수술은 4개이며 수술대가 꽃부리에 붙어 있고 암술대는 하나이다. 열매는 난형의 삭과다.

단자엽 식물 [ monocotyledones , 單子葉植物 ]

단자엽식물은 떡잎이 하나로 대부분이 풀이다. 잎맥은 주로 나란히맥이며, 꽃의 구성요소는 3개 또는 그 배수이고 관다발형성층이 없다. 우리나라에는 자라풀목, 나자스말목, 골풀목, 사초목, 백합목이 속하며, 그 중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돼 있는 새우말과 우리생활에 유용하게 활용되는 지채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1. 새우말(Phyllospadix iwatensis, 해양보호생물)

서해안과 동해안의 얕은 바닷속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며, 해양 침수성수생식물이다. 땅속줄기는 옆으로 뻗으며 마디 사이가 아주 짧고 갈색의 묵은 섬유질 잎집으로 덮여있다. 잎은 모여 나고 길이가 100~150cm에 이를 정도로 긴 선형이며, 끝은 둥글고 아랫부분에 개방된 잎집이 발달한다. 잎 가장자리에는 불규칙한 톱니가 있으며, 잎 너비가 2~6mm 정도이고 5개의 뚜렷한 잎맥이 있다. 꽃은 3~5월에 암수딴포기로 피며, 불염포로 싸인 육수꽃차례에 모여 나는데 성숙하면서 밖으로 나온다. 수꽃차례는 수꽃이 2열로 배열되며, 암꽃차례는 암꽃과 헛수꽃이 교대로 달린다. 열매는 긴 반달 모양의 수과이며 끝이 2개로 갈라진다.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법률 제 109776호상 현재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되어 있다. 거머리말속에 비해 암수딴포기로 모여 나고 줄기가 짧으며 열매가 반달 모양이다. 유사종인 게바다말은 잎끝이 오목하고 잎맥이 3개이며 섬유질 잎집은 흑갈색이다.

2. 지채(Triglochin maritima, 유용생물)

서해안과 남해안의 갯벌 조간대, 만조선 근처, 기수역 등 해안 습지 등에 자라며, 높이가 10~40cm정도인 여러해살이풀이다. 굵고 짧은 땅속줄기가 발달한다. 잎은 모두 뿌리잎으로 선형이며, 무더기처럼 모여 난다. 꽃은 4~9월에 피며, 꽃줄기에 줄지어 촘촘히 달리는데 꽃차례의 아랫부분은 꽃자루가 뚜렷하게 있어 총상꽃사례처럼 보이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짧아져 이삭꽃차례가 된다. 수술과 암술은 각각 6개이며, 6개의 암술이 서로 약하게 붙어 하나의 암술처럼 보인다. 열매는 서로 떨어져 6개로 나뉘는 분열과이며, 각 열매에 하나의 씨앗이 들어 있다. 지채는 식품 및 화장품원료로 등재되어 있으며 항산화와 항염증의 효과가 있어 우리생활에 유용하게 활용된다.

바다꽃식물의 생태를 보전하다

흔히 염생식물(Halophyte)로 불리는 ‘바다꽃식물’은 염분에 대한 저항성을 가지고, 염분이 있는 곳에서 살아가는 생물로 모두 꽃을 피우고 종자를 갖는다. 바닷물에 잠겨서 살거나 갯벌과 해안 암반, 사구에 사는 다양한 염생식물 군락은 다른 동물들에게 서식처를 제공하고,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하여 생태적으로 중요한 생물로 갈대, 칠면초, 퉁퉁마디, 해국, 거머리말 등이 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개관이래 염생식물자원의 확보와 연구를 추진하며 2019년부터 ‘미보유 염생식물자원 확보’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총 123종에 대한 확증표본 2,376점을 확보하였다. 또한, 우리나라 염생식물 목록을 검토하여 2022년 3월 ‘2022 국가 해양수산생물종 목록집’을 통해 염생식물 165종을 보고하였다. 이를 토대로 염생식물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염생식물이 잘 보존되고 나아가 국가 온실가스 감축의 주역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출처

국립해양생물자원관, 2022, 우리나라 바다꽃식물, 경성문화사, 서울
데이비드사다바 등, 2021, 생명: 생물의 과학(제12판), 라이프사이언스, 서울
마이클심슨, 2022, 식물계통학(제3판), 월드사이언스, 서울
월터주드 등, 2010, 식물분류학(계통학적 접근, 제3판), 신일북스, 서울
http://seocheon.newsk.com/index.do?menu_ id=00000492&menu_link=/front/news/icmsNews/view. do&articleId=ARTICLE_00019557

감수 : 김경미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