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탑 내부
MARINE
잇_다 : 전통지식과 해양바이오
뾰족한 가시 속 보족한 효능
보라성게(Heliocidaris crassispina)
글. 박진아
가시가 돋친 피부를 가졌다고 해서 극피(棘皮)동물(Echino-dermata)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성게는 우리나라 연안 밤바다 속에서 발견되는 해양동물 중 하나이다. 따사로운 햇빛의 기운이 가시고 어둠이 내려앉으면 바위틈에서 기어 나와 활동을 시작하는 성게는 전 세계에 800여 종이 서식하는데, 우리나라 해역에는 보라성게‧분홍성게‧말똥성게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 중 보라성게는 우리나라 전 연안 얕은 바다의 조간대에서부터 수심 70미터의 암초 사이에 널리 서식하고 있으며, 제주도 해역에서 흔하게 발견된다. 식용 생물로 그리고 해양바이오 생물로 각광을 받고 있는 보라성게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 독특한 생김새
옛 문헌에 따르면 성게는 해구(海毬, 바다의 공) 또는 해위(海蝟, 바다의 고슴도치), ‘밤송이조개’라고도 불렸다. 모두 가시로 뒤덮인 독특한 생김새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이 가시 사이에는 끝에 빨판이 있는 관족이 뻗어 나와 있어 이동할 때 가시와 관족을 모두 사용한다. 성게의 내부는 탄산칼슘 성분의 두꺼운 골판이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단단한 골격을 이루고, 그 위에 얇은 표피가 덮여있다. 입과 항문은 각각 몸의 아래쪽과 위쪽의 중앙에 위치하는데, 입 부분의 내부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등불’이라고 하는 석회질의 억센 이빨로 된 저작기가 있다.
#건강한 먹거리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성게 알이라 부르는 것은 성게의 생식선으로, 건강한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성게의 생식선은 맛과 향이 뛰어나 과거 일본으로 수출되는 등 주요 수산 자원이었다. 제주도에서는 성게 생식선을 넣고 미역과 함께 끓여 성게 미역국으로 즐겨 먹고, 일본에서는 성게 군함말이로 조리해 즐겨 먹는다. 최근에는 성게 비빔밥, 성게 파스타 등 다양한 조리 방법으로 즐겨 먹으며 훌륭한 식재료로 활용되고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 에도 “맛이 달고, 날로 먹거나 국을 끓여 먹는다.”고 전하는 것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인기 있는 먹거리임을 알 수 있다.
# 새로운 가능성

보라성게는 2006년부터 미국 연구진들에 의해 유전체가 해독돼 알츠하이머병·암·노화와 수명 연구 등에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2021년 해양생물자원관에 의해 사회성 개선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신경조절물질인 ‘이카이노토신(Echinotocin)’이 발견되었다. 성게가 지닌 ‘이카이노토신’을 활용해 혈압상승이나 항이뇨작용 같은 부작용 없이 사회성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향후 자폐증·조현병 등과 관련된 뇌질환 치료 가능성을 열 해양바이오산업 연구와 활용에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해양생물자원관은 특허출원을 완료하였으며 심화 연구를 수행해 나가는 중이다.
참고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69724&cid=58945&categoryId=58974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75419&cid=46639&categoryId=46639
https://www.dailian.co.kr/news/view/1066676
https://www.mabik.re.kr/search/front/Search.jsp